▲ 클라우스 슈바프 WEF회장(사진·78)은 "AI는 4차 산업혁명, 대형 제조업 붕괴는 필수"라는 산업구조개편을 예측했다.

“디지털과 실물, 생물학 기술의 융합은 우리가 대화하는 방식, 물건을 만들고 사고파는 방식, 공간을 이동하는 패턴까지 통째로 바꿀 파괴적 변화다.”라고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세계경제포럼 다보스포럼)이 언급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컴퓨터와 인터넷, 자동화가 3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였다면 다음 주인공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등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산업과 일자리, 생산활동은 물론 인간의 정체성에 관해서도 복잡한 문제를 던질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최근 그의 신작 <제4차 산업혁명>이 국내에 번역·출판됐다. 아래 내용은 중앙일보와 단독 이메일 인터뷰이다.


왜 지금 4차 산업혁명인가?

“파괴적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지금 우리가 가진 모델과 가치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걸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은 특정 기업에 해당하는 이슈가 아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변화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등장과 우량기업의 몰락을 경험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 속도가 빨라지면서 생산과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고, 아마존 같은 기업은 운송 수단과 유통 시스템까지 개혁하고 있다. 멀리 보면 인간이 표현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일을 하고, 대화하는 방식까지 바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속도와 범위를 고려하면 기존 산업혁명과 명확히 구분된다. 이 변화가 모두에게 기회가 되도록 정책을 결정하고, 공동의 가치를 세우는 게 이 세대의 책임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은 무엇인가?

“3차 산업혁명이 공장과 전력이라는 2차 산업 기반으로 시작됐듯, 4차 산업혁명 역시 디지털이란 3차 산업이 토대다. 디지털 혁명은 여러 방면에서 세상을 바꾸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이전보다 훨씬 새롭고, 근본적인 변화다. 지금 우리가 공장이나 도로 같은 기반시설을 당연하게 여기듯 디지털 인프라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여길 날이 머지 않았다. 출발 단계기 때문에 무엇이 선도할 것이라 단언하긴 어렵다. 그러나 몇몇은 눈에 띈다. 인공지능과 신경기술, 3D프린팅, 유전자 편집, 퀀텀 컴퓨팅(양자 컴퓨터공학) 등이다.”

개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새로운 것들이 자신의 일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는 게 첫 번째다. 바뀌는 환경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가르쳐주길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그 안으로 뛰어들어가 구체적인 행위를 해야 한다.”

제조업의 붕괴는 필연적인가?

“제조업은 최초의 공장이 세워지고 난 이후부터 늘 변화의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앞으로의 압박은 과거와는 사뭇 다를 것이다. 최근의 변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트렌드는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다. 로봇과 센서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는데다 3D프린팅 기술 등은 더욱 진화할 것이다.(대규모 생산을 전제로 한 자본집약적 공장운영과 같은) 현 패러다임은 앞으로의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본다.”

‘생산성’과 ‘고용’의 의미도 달라지나?

“그렇다. 기존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성과 그것을 측정하는 방식을 새로 찾아야 한다. 앞으로는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한계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이다. 일자리의 총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구조는 확 바뀔 것이다. 저소득 육체노동직과 창의적 업무를 하는 고소득 일자리는 늘어나고, 반복적 업무를 하는 중간소득자의 일자리는 감소할 것이다.”

인권·윤리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매우 복잡한 사안이다. 정보 공개가 활발해질수록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논쟁은 더욱 심화된다. 우리는 자유와 민주화의 도구라고 믿었던 인터넷이 동시에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대중 감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무엇을 수용하고,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 집단과 정치 리더, 이해관계자 간에 폭넓은 대화가 필요하다. 어떤 결정이든 인간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10년 후를 어떻게 상상하나?

“파괴의 묘미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 아닐까?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공학 3원칙은 무려 70년 전에 소개됐다. 그 때의 상상, 즉 인공지능이나 딥러닝 같은 개념이 지금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한국에서 ‘인간의 패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는 ‘인간 대 기계’ 대결이 아니다.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보완해주고, 더욱 자유로워지도록 돕는다고 보는 편이 옳다. 기술은 우리가 어떤 통제력도 가질 수 없는 초인적인 힘이 아니다.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고, 더 나은 사회적 모델을 찾아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껏 그래온 것처럼.”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 1938년 독일 출생. 경제학·공학·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위를 받았고, 1972년 최연소로 스위스 제네바대학 교수에 임용됐다. 자신이 주창한 다중이해관계자 이론을 바탕으로 1971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을 창립했다. WEF는 각국 정치·경제·산업 리더가 모여 국제적·산업적 어젠다를 구축하는 글로벌 협력기구로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연차총회를 연다. [출처 : 중앙일보]
 

 

                      

                   로봇공학·인공지능 급부상…투자 규모 매년 17%↑
                          로봇 관련 특허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증가


로봇공학 인공지능으로 대학의 관심과 벤처자금이 달려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분리된 미국 비영리 연구개발재단 SRI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구글의 로봇 책임자였던 앤디 루빈이 세운 플레이그라운드 등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기업들과 전 세계 벤처투자자들이 잇따라 로봇공학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인재와 벤처투자가 몰리면서 미국 특허조사업체 IFI클레임은 로봇관련 연간 특허출원이 지난 10년간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는 현재 기계적인 조립 등 단순 노동에서뿐만 아니라 지능적인 업무에서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 혁명’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 투자자금이 로봇공학 호황을 예측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는 지난해에만 로봇공학에 투자된 벤처자금이 5억8700만 달러(약 6772억806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매년 수조 달러의 투자자금이 모이는 기존 정보기술(IT) 업계와 비교하면 왜소한 편이지만, 2014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로봇공학 붐을 예고하고 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인공지능(AI)이 관련 핵심기술로 주목받으면서 로봇공학 강국을 정하는 기준도 바뀌는 추세다.특히 IT업계 조사·연구업체인 IDC는 로봇공학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매년 17%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019년에는 시장규모가 1350억 달러(약 155조76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 AI 부문만 313억 달러(약 36억1139만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로봇공학 기술비중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면서 로봇 업계를 주도하는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에서 로봇공학에 투자하기 위해 1억 달러를 모은 벤처투자자 드미트리 그리신은 “미국은 현재 절대적인 로봇 업계 선두주자”라며 전통적으로 로봇 강국이었던 일본과 독일에서 소프트웨어 투자를 확대해온 미국으로 시장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전체 로봇 특허출원 건수의 35%를 차지했다. 이는 일본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며, 중국이 하드웨어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로봇공학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런 로봇기술의 확산과 호황은 수년 전부터 예측돼 왔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최첨단 기술의 대명사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 초기투자자로 알려진 벤처캐피탈리스트 스티브 주베슨은 “로봇은 우리 가운데 있다”며 “앞으로 2~5년 뒤에는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로봇을 직접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산업이 발전하는 데 있어 AI는 핵심 요소이다. 과거 자동차와 반도체 조립 등 사전에 프로그램된 반복 업무를 도맡던 로봇이 AI 도입으로 드론과 무인차 등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용도로 쓰이고 비용도 비교적으로 저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로봇공학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리씽크로보틱스의 스캇 에커트 최고경영자(CEO)는 현 시대의 로봇공학을 PC(개인용 컴퓨터) 개발과 비유하며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이 컴퓨터 본체(Mainframe)이라면 우리가 지금 개발하고 있는 로봇은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PC와 같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무인차 연구업체인 디스패치의 우리아 발케 공동창업자는 “로봇의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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