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는 ‘프라임사업’ 같은 즉흥적 정책 언제까지 할 것인가

Uslinel승인2016.05.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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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임사업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항의 뜻으로 조화를 준비해 이화여대는 죽었다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크게 반발을 했다.

대학 인문사회계열의 정원을 줄이는 대신 공학 분야를 늘리는 내용을 담은 '프라임 사업'이 확정되자 고3 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프라임사업 확정에 따른 정원조정이 당장 내년도 대입전형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전국의 4년제 대학 공과대학 정원을 1~2년간 최대 1만 명까지 늘리고, 그만큼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정원을 줄이기로 하는 골자의 프라임사업을 정부가 발표했다.

정원 이동이 한쪽으로 쏠리고, 이런 변화가 내년 입시부터 곧바로 반영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아마 이런 대규모 변화가 생겨 입시에 영향을 주리라고 예측한 수험생은 없을 듯하다. 특히 문과 수험생들은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자녀가 상경계를 지망한다'는 서울의 고3 학부모 윤 모(46)씨는 “수시모집에 지원하려면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 할 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다시 전략을 세워야 할 판”이라며 “대통령이 입시를 예측가능하게 하겠다고 하는 3년 예고제를 공약해놓고서는 왜 지키지 않는 거냐?”고 질타했다. 일선 교사들도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은 "공학중심으로 사회 수요가 변하니 쫓아 가야한다면 대입을 준비중인 수험생들에게까지 입시를 흔드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최소한 고교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 교육과정을 밟아온 학생들에게는 완충 장치가 필요했다고 본다. 대학 입시라는 예민한 사안을 교육 당국이 너무 안이하게 처리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개편 작업이란 것은 입시와 연계해 세심하게 해야 한다. 사소한 무신경도 허용될 수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문·이과 교차지원 대폭 허용 등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교육 당국의 책무다.

한편, 정부의 이공계 정원 확대방침에 따라 학교에서 이과 쏠림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돼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 H고의 경우 현재 고3 13개 반 중 10학급, 고2 14개 학급 중 11개 반이 이과반이다. 이 학교 교장은 "대학 이공계 정원이 더 늘어나면 이과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체능 계열 수험생들의 허탈감은 문과생 이상이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예체능 계열 입학생은 2012년 4만1695명에서 2015년 3만9497명으로 5.2% 정도 줄었다. 앞으로 정원은 더 감원될 가능성이 크다. H예술고 교장은 “그동안 '대학구조개혁'이란 명분으로 예체능 학과들을 희생시켜왔는데 프라임사업으로 아이들의 좌절감이 더 커졌다”며 “인력정책을 어떻게 산업수요로만 할 수 있으며, 정부가 이런 강제적 정책을 쓰는데 향후 인력수요에 얼마나 확신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재정지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대학은 적극적으로 프라임 사업 참여를 희망했다. 지원금액은 올해 2천12억 원을 시작으로 3년간 6천억 원 이상이다. 프라임사업 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각 대학은 바이오, 지능형 로봇, 미래 에너지 등 유망산업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했고 취업에 유리한 학과의 정원을 늘리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가 정원조정을 특정분야에 한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결과가 나오게 된 건 어쩔 수 없었다고 봐야 한다. 취업난도 이런 흐름에 한몫을 했다. 이공계의 수요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묻지마 이공계' 또한 사회적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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