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무용학과 존속대책위원회, 무용에 현장니즈분야 융합한 ‘다원공연예술학부(안) 제출

▲ 지역대학의 예술 관련 학과폐지와 관련 부산지역 춤꾼들이 지난 2월 5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무용학과 폐과와 정원을 감축시도에 반대하는 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협조 부산일보>

지역 무용계 인사들, “변화 필요를 파악한 유용한 제안” 극찬

[U's Line 김재원 기자] 학과 폐지위기에 처한 경성대 무용학과의 졸업생들이 향후 학과 운영안을 학교에 제출했다. 졸업생들이 제출한 운영안을 본 지역 무용 관계자들은 매우 고무적인 표정이다. “정교수들은 무대작품에만 매진하느라 학생들을 위해 학과를 어떻게 바꿀지 손을 놓고 있었고, 무용학과가 사회 변화흐름에 못 맞춰 온 건 사실이었는데 지역 무용계를 가장 잘 아는 졸업생들이 필요한 부분을 보강한 운영안을 보니 입이 벌어진다”며 극찬했다.

이들 졸업생들이 무용학과 운영안을 내놓게 된 배경은, 학교 측의 무용학과 폐지에 맞서 경성대 무용학과 존속 대책위원회(위원장 김경옥)가 지난 1월 학교 측과 2017년까지는 신입생을 뽑기로 합의한 뒤 향후 어떤 방향으로 무용학과를 운영하면 좋을지 기획안을 내놓기로 한 것에 따른 것이다.

졸업생들이 가장 염두에 둔 내용은 학교 측에서 요구한 입학생 확보, 중도 탈락률 감소, 졸업 후 취업 보장 등 3가지 조건을 충족에 방점을 찍었다. 그래서 나온 새로운 무용학과 운영안은 ‘다원공연예술학부’ 신설안이다. 이들 졸업생들은 실제 지역춤판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부분을 기획안에 스며들게 했다. 근래 무용계는 장르의 파괴와 재창조가 활발히 전개되고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예술적 변화에 맞춰 교과편제와 학과 운영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

이와 같은 컨셉 기반으로 한 ‘다원공연예술학부’는 기존 무용학과 이외에도 음악과 등 순수예술과를 중심으로 연기연출과·시각영상과·무대공학과·예술경영과·창작교육과가 함께 개설돼 실기위주의 교과과정으로 다원적 예술인 양성이 가능하도록 무용학과를 변화시켰다. 기술뿐만 아니라 표정연기, 무대조명, 영상연출 등 실제 공연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해 춤꾼의 최종 목적인 공연제작의 기초를 학생 한 명, 한 명이 마스터해 진로의 폭을 크게 넓혔다.

졸업생들의 운영안은 학교측이 무용학과 폐지를 고민하게 했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사업)' 유치와 경쟁력강화 위해 학과간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자 하는 학교 측에도 솔깃한 제안이 되고 있다. 또 학과정원제가 아닌 학부정원제로 운영돼 전공 간 정원 유지의 유연성이 확보되면서 경성대는 지역의 유일한 예술종합대학 단과대학으로 발전시켜 지역중심으로 위상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 무용학과의 간판을 내리고 순수예술과 연출·경영·교육 등이 어우러진 융합형 학부로 전환시키면서 시장의 니즈(Needs)를 크게 반영해 학생충원, 중도탈락, 취업률 증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운영안을 내놓았다.

김경옥 경성대 무용학과 존속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학생들은 순수 예술가나 무용인의 길만 보고 입학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힙합 팝핍 재즈 등 실용무용, 공연기획, 안무자 등 다양한 길을 가려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무용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융합학부로 운영된다면 반드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용학과는 존속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무용계에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지를 뼈저리게 느낀 졸업생들이 만든 운영안은 어찌보면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그야말로 ‘산학연계 교육활성화 선도교육’이 완성된 것이다. 경성대 무용학과 졸업생들의 모교와 전공사랑이 학과 통·폐합이 능사인 한국 대학에 새로운 실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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