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모집 정원 모두 '학생부' 선발… ‘금수저용’ 전형 변질 비판도 제기

 

▲ 수시 학생부 비중이 80%대에 육박해 1960~70년대 주요입시전형이었던 본고사가 됐다는 설명이다. 사진은 1973년 건국대학교 정치대학에서 열린 대학입시 본고사 장면. 대학별 본고사는 1981년 폐지됐다. <사진제공 건국대>

[U's Line 김재원 기자] 현재 고등학교 2학년들이 치를 2018년 입시에서 서울 주요대학들이 정원의 80% 이상을 수시모집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학교생활기록부와 심층면접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교육당국의 '물수능' 기조가 변별력 약화를 불러 대학별 본고사에 준하는 입시방식이 부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주요대학들이 발표한 '2018학년도 입시안'을 분석해보면, 수시모집의 비중이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전체 정원의 78.4%, 고려대는 무려 85%, 연세대도 70.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어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수시 비중도 각각 80%, 이화여대는 83.3%, 한양대는 72.3%이다.

2007학년도만 해도 50%를 상회하던 수시비중이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을 선발하는 가장 중요하고, 비중 높은 전형이 됐다. 특히 수시모집 전형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정원인 2400여명 모두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한다. 연세대 역시 680여명이던 해당 모집인원을 내년에는 1천명 넘게 선발한다. 수시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내신은 물론, 논술과 면접의 중요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고려대처럼 논술을 폐지하고 아예 심층면접 비중을 높이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들이 수시비중을 늘리는 것은 정시모집의 주요기준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변별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2018학년도부터는 영어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어 더욱 변별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모집에서 논술비중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논술고사는 주로 상위권 대학에서 실시하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대입간소화 정책에서 논술고사를 축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논술비중을 눌리면 고교 교육정상화기여대학지원사업과 같은 재정지원사업에 불이익을 준다.

고교 내신성적 중심으로 뽑는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을 높이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고등학교마다 학력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일반고와 외국어고나 특목고 학력을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이유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학입장에서는 내신 성적 외에도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종합적으로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불평등한 입시체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월간 진로적성> 창간3주년기념특집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 대상 ‘학생부종합전형 모집확대 찬성여부’ 설문에서 ‘찬성한다’(69.7%)가 ‘찬성하지 않는다’(20.6%)와 ‘올해보다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9.6%)는 모집확대 반대한다는 두 의견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대부분 교사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제도개선 중에 시급한 내용이 내용의 변질이다. 학생의 창의성과 끼, 재능을 얼마나 꾸준히 키워왔는가를 보는 것이 주요한 취지인 학생부종합전형(비교과)이 어느새 ‘사육되는 창의성과 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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