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박사학위자 조사, 공학계 “5천만 원 이상 60%”

 

▲ 인문계열 박사학위자 42%의 연봉이 2천만원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임시직도 3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학계열은 60% 이상이 5천만원을 받는다고 응답해 고용의 질에서 차이를 나타났다.

[U's Line 미래정책연구소] 서울소재 대학 인문대학원에 재학중인 윤 모씨(28)는 내년 박사과정 진학을 앞두고 유리 제조공장에서 매일 10시간씩 막노동을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연구실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중세문학을 탐구한 A씨에게 남은 것은 수천만 원의 학자금 대출뿐이다.

박사과정에 진학하면 모교에서 강의를 하며 공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강사자리 하나에 윤 모씨 같은 사람이 수십 명씩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연구실 청소와 설거지까지 대신하면서 깍듯이 모셨던 지도교수도 이제 와서 '모르쇠'되기가 일쑤다.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생활비까지 궁해진 A씨에게 공장 막노동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박사학위를 따고도 취업 시장에서 소외되는 2030 고급인력이 매년 늘고 있다. 특히 대학 교단 이외에 선택지가 별로 없는 인문계열 박사학위자들의 취업현실이 심각하다.

지난해 박사학위자중 취업한 42% 연봉이 2천만 원이었으며, 임시도 3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취업률은 교육·사범계열이 85.8%로 가장 높았으며 공학계열은 59.4%가 5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고 응답해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송창용 박사 연구팀이 10일 발표한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은 설문 응답자 9259명 가운데 76.4%가 취업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미취업자 중 20.3%는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이고, 3.3%는 유학·육아 등으로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 인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별 고용률을 보면, 교육·사범계열이 85.8%로 가장 높았고, 인문계열77.3%, 공학계열72.4%, 자연계열 64.0%로 나타났지만 박사학위를 가진 취업자 가운데 상용직 비율은 공학계열이 76.6%, 의약계열이 69.6%에 이른 데 비해 인문계열의 경우 50.9%로 크게 낮았다. 인문계열 박사학위 소지자 취업자는 임시직 비율이 36.6%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른 연봉 격차 등 고용의 질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전체 박사 취업자의 45.1%는 5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고 답했고 15.3%가 2천만 원 미만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계열에서 5천만 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인문, 예술·체육, 자연계열은 달랐다. 특히 인문계열 박사 취업자는 가장 많은 응답자인 42.1%가 연봉 2천만 원도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공학계열의 경우 59.4%가 5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고 응답했고 2천만 원 이하 연봉자는 23.1%였다.

공학박사가 민간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 상용직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반면, 인문학 박사의 상당수가 대학의 비정규직 시간강사 외에 이렇다 할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공학박사 취업자의 경우 민간기업(39.0%), 대학(27.7%), 공공연구소(14.0%)에서 일자리를 구했지만 인문학 박사 취업자의 절반이 넘는 55.0%는 대학에 몰렸다.

나머지는 초·중·고교(6.0%), 정부·자치단체(4.6%), 민간기업(4.8%)에 취직했고, 자영업(6.7%)을 택한 경우도 있었다.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인문학 박사의 60.7%는 “전업 시간강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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