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대통령 발언의 톤 & 무드는 “민생법안이 처리 안 돼 국민들이 죽을 지경이다”, “이런 국회 말고 진실하게 일할 진실한 사람을 이제는 뽑아야 한다”고 연일 외쳐댄다. 통과되지 않은 민생법안 때문에 국민이 죽을 지경인지, 다른 이유 때문에 죽을 지경인지, 그 민생법안을 야당이 처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진실한 사람의 기준은 뭔지 등등 관심과 설명이 없다. 주어와 동사만 있을 뿐 목적어와 보어가 없다. 여당이 발의하면 무조건 옳고, 야당이 반대하면 무조건 진실 되지 못한 사람이 되고 만다. 극히 이분법적이다.

무릇 대통령은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이다. 여당만의 대통령도 아니고, 경상도만의 대통령도 아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대학구조개혁법의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 그래야 청년 일자리 난제가 풀린다는 발언을 며칠 전 국무회의에서 언급했다. 아니 대학구조개혁법이 신통방통한 도깨비 방망이라도 된다 말인가.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청년실업 대책은 답이 안개 속에 있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 만만치 않은 청년실업이다. 대학구조개혁법 통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 또한 대학구조개혁법은 여·야간에 시각차로 2년간 계류중이다. 심지어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마저도 법안 통과를 주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노라면 내년 총선 지원사격의 화악냄새가 짙다. “나는 국민들을 위해 이렇게 애쓰고, 걱정하고, 마음을 끓이고 있는데 국회의원들, 특히 ”야당이 도와주지 않아 이렇게 경제적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니 제발 진실한 여당 사람을 뽑아 달라“고 내둘러 이야기 하는 듯하다.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 진실한 대통령의 역할은 ‘중심’(中心)이다. 또한 중심(重心)이며 중심(衆心)이어야 한다.

대학구조개혁법이 처리되지 않는다고 성화를 받치고, 국회의원들을 국민을 볼모로 해서 법언처리를 위협할 것이 아니라 여·야간 합의가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합의가 안 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정말 국민들을 위하는 행동이며,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도리이다. 한 나라의 장관들이 죄다 모인 국무회의가 마치 초등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받아쓰기 하는 분위기는 매우 곤란하다.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장관들은 초지일관 받아쓰기만 한다. 대학구조개혁법이 대통령 표현대로 서둘러 통과가 돼야 한다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대학구조개혁법이 통과 안 되는 이유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대통령 혼자서 생색내고, 혼자 점수 따는 국무회의로는 작금의 난제를 풀 수 없다. 대통령 스스로가 말하는 진실한 모습이 아니다. 진실한 대통령은 명령하고, 자기주장만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실타래를 풀고, 긍정적 효과를 내는가를 고민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을 편 나누기를 한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작금의 상황이 노무현 대통령 당시와 어떻게 다른지 되돌아 봐야 한다. 국민들도 진실한 대통령을 그리워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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