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온라인 교육 땐 학비 인하효과"

 

▲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로스쿨의 문턱을 낮춰 사시인원을 흡수할 것이고, 직장인 야간개설을 오픈해 다양한 직업계층을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원확대…졸업인원 제한방식, 변호사 배출인원은 현 수준 유지

[한국경제 김인선 기자]“오픈(open)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문턱을 낮추고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습니다.”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사진·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로스쿨 제도의 개선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 이사장은 “오픈 로스쿨이란 로스쿨 입학 정원을 제한하는 대신 한정된 인원만 졸업시키는 졸업정원제 같은 방식”이라며 “2018년부터 방송통신대에 도입해 한 해 200~300명 정도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입학생 1000명을 받고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인원을 줄여 200~300명만 졸업시키는 식이다.

이를 통해 누구에게나 로스쿨의 문호를 개방하고, 온라인교육을 통해 학비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이사장은 “40여 년간 경험을 축적해온 방송대 측에서도 전국 로스쿨의 중간 정도 역량을 배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사법시험 폐지로 줄어드는 변호사 숫자만큼 방통대 정원을 늘리면 전체 변호사 배출수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방통대에 로스쿨을 신설하는 문제는 현재 2000명으로 정해진 로스쿨 정원을 늘리는 것과 관련돼 있어 교육부 등과 협의가 필요한 상태다.

이르면 내년부터 야간과정 개설, 직장인들에게 변호사 기회제공

로스쿨협의회의 제안으로 교육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로스쿨에 야간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야간·온라인 로스쿨 도입을 두고 일각에선 법률 교육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 이사장은 “교육공학 분야에서는 온라인 교육과 대면교육의 질적 차이가 없다는 게 정설”이라며 “토론식 교육은 화상회의로 대체할 수 있고, 방통대가 구축한 기존 인프라와 시스템을 통해 첨삭 지도할 교수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간·온라인 로스쿨이 장기적으로는 변호사 직업영역을 늘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게 오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변호사 직역이 가장 넓은 나라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야간 로스쿨 때문”이라며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지 야간에 로스쿨을 다니고 다시 그 직역을 맡으니 자연스럽게 변호사 일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야간 로스쿨 중 ‘톱 3’로 꼽히는 조지타운, 조지워싱턴, 포뎀에는 취업이 안 되고 주간 로스쿨 입학에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대학 졸업 시 로스쿨에 갈 수 있었으나 다른 길을 택한 인재, 경제적 여건 때문에 취직한 사람들이 입학한다”며 “실무를 경험한 직장인들이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토론에서 실무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고차원적인 이야기가 오간다”고 덧붙였다.

면접 비중이 높아 입학전형에서 특혜 소지가 크다는 등 투명성 논란에 대해 오 이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대는 면접비중이 로스쿨 중 가장 높은데 법학적성시험(LEET)이나 외국어능력 등 정량평가에선 학생간에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들은 다양한 학생을 뽑고 싶은데 정량평가로 줄을 세우면 지방대 학생들이 들어올 수 없다”며 “로스쿨을 믿고 주관적 평가를 하도록 해줘야 시장에서 원하는 다양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협의회의 내년 역점사업은 무엇일까. 오 이사장은 “로스쿨을 도입하며 25개 학교를 국제통상, 지식재산권 등 법률 분야별로 특성화했는데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내년부터는 전국 로스쿨을 기업법무, 공공법무, 국제기구 등 직역별로 나눠서 특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고 밝혔다.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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