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생에서 시간이 가장 빨리 가는 것으로 느껴지는 연령대가 언제였냐?”고 물으면 어떤 연령대가 가장 많이 나올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변에 어떤 특정 연령대가 나온다하더라도 그것이 그 질문에 정답이거나, 모범답안은 아닐 것입니다. 각자 그냥 그렇게 느껴졌을 뿐 입니다. 그렇다고 가장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귀한 시간이었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시간은 몇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일정한 속도로 하루에 정확히 24시간 갈 뿐입니다. 다만 그 상황에 마음이 급한 사람에게는 빠르게, 여유가 좀 있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느껴졌을 뿐이었겠죠.

“집을 지붕부터 지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일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어떤 시간 하나 귀하지 않은 시간은 없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살아오면서 어느 시간이 가장 의미가 있었고, 그 이유는 무엇이었냐?”고 묻는 질문의 대답에는 왠지 귀가 쫑긋거려집니다. 아마도 그 시간 안에는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있다거나, 또는 큰 영향을 끼친 배경과 특별한 사연이 들어 있을 법하기 때문이죠. 시간은 똑같이 주어질지라도 어떻게 시간을 썼느냐에 따라 그 결과 값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연령대가 인생에서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언제라고 답할까? 추정을 해보건대 아마도 청소년기와 대학시기라고 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에서도 청소년기에 대해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자가 마치 확언하듯이 청(소)년기라고 하는 데에는 이런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청(소)년기’ 나이로는 14~20세, 보통 중·고등학생, 대학교 초반 시절입니다. 한 채의 집을 짓는 것과 비교하면 ‘터파기 기초공사’를 하는 셈이다. 터파기 기초공사의 중요성은 한 채의 집을 지어나가는데 있어서도 그렇고, 또한 누군가가 그 집에서 사는 동안 집의 안전성에 관한 절대적인 요소가 됩니다. 결코 지붕부터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우리들은 집을 그리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지붕부터 그리지만 이는 집을 직접 만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의 오류인 것입니다. 이 오류가 그림에서만 끝나면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지을 빌딩을 100층이라 잡아놓고, 터파기 기초공사는 동네 약국이 들어선 상가만큼 터파기를 한다면 결코 100층은 올라갈 수 없습니다. 또한 짓고 싶은 빌딩의 모양도 각기 다르고 말입니다.

청년기에는 시계보다 나침반이 더 중요

지금 한국의 청년 교육의 큰 문제는 터파기 기초공사를 해야 하는 청년기 학생들에게 모두 획일적으로 5층만 지으라고 명령하는 듯합니다. 그것도 개성도, 특징도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모양의 빌딩들 말입니다. 또한 “시간이 없으니 서둘러라. 네가 잘 때 남들은 책장을 넘긴다. 공부해라. 공부해라”며 방향이 오히려 중요한 오지 탐험가에게 나침반 보다 시계를 쥐어주며 길을 찾아오라는 미션을 주는 듯한 형국입니다. 대학인의 벗 <U's Line>과 청소년 진로적성 멘토 매거진 <월간 진로적성>이 대입진학의 어귀에 서 있는 수험생 여러분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은 시계 보다는 나침반이 중요한 시기임을 명심하시고, 자신 인생의 오리엔테이션에 주위 분들과 많은 상의 있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속에 큼지막한 나침반 하나 집어넣고 다니면 혹, 지금 힘들고 좌절감이 드는 상황일지라도 분명히 오늘을 옛날이야기처럼 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나침반 작동되는지 한 번 점점해보시지 않겠어요. 내 마음의 나침반이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말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과정은 여러분을 더 옹골차게 만드는 시간일 뿐입니다. 뜨거운 햇볕을 받아야 탱탱히 영그는 벼 이삭처럼 말입니다. 이 시간도 여러분의 것입니다.

▲ 박병수 편집국장

 

저작권자 © Usline(유스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