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주년기획특집❺ - 대학구조개혁(3)

1990년대 이후 교육 양적팽창, 한국사회 부실화 초래 U's Line 정책팀l승인2015.10.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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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이후 급격한 교육 양적팽창은 한국의 교육투자가 실질적인 인적자본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교육거품과 한국사회 부실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일률적 대학구조조정, 비효율 개혁 우려 

'2014 한국의 사회지표'로 기준한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고등학교 졸업자중 전문대, 교육대, 일반대 등 대학에 진학한 비율은 70.9%였다. 대학진학률이 가장 높았을 시기는 2005년 82.1%에 달했다. 고등학교 졸업자중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을 진학해 OECD 평균치 전문대학 18%, 대학 5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는 한국사회가 대학 진학에 거는 기대치 또한 수치만큼 비례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진학의 고(高)학력 양산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는 별개 문제라고 지적한 ‘한국은 인적자본 일등 국가인가’(이주호 외) 논문이 대학구조개혁 대변혁 시기에 눈길을 끈다.

이 논문 핵심내용은 ▲한국의 인적 자본 수준은 외형적으로 세계 1위 수준이나 ▲우리나라 대학 입학정원의 증가가 '하위권' 대학에 의해 주도돼 대졸자 증가가 실제 인적자본의 개발에 기여했는지 의문이며 ▲실제로 '하위권' 대학 졸업자들은 고졸자에 비해 임금 프리미엄을 경험하지 못해 가계의 교육투자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따라서 일률적인 대학 입학정원 조정은 비효율을 더욱 키울 뿐이라는 지적이다.

대졸 프리미엄 상위 10% 국한

한국 교육의 양적성장 및 학업성취는 그동안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은 고급인력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끊이질 않았다. 주요 선진국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취도평가(OECD PISA)에서 지속적으로 최우수 그룹의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추가된 디지털 읽기역량 평가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노동인구(15~64세) 평균교육연수는 1960년 4.6년에서 2010년 12.6년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0년 청년층(15~34세)의 평균교육연수(13.4년)는 미국(12.8년)을 추월했고 뉴질랜드(13.7년)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국가의 인적자본 형성에 학력수준과 연구개발이 중요한 요소라는 기준에서는 한국의 인적자본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의 양적 팽창과정에서 교육투자 역시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정부의 교육예산은 GDP 대비 1965년 2.3%에서 2010년 4.6%로 증가했다. [그림 1]에서 보듯 1990~2009년 기간동안 사교육비와 등록금 형태의 민간 교육지출은 학생당 연간 114.8만원에서 510.6만원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민간 교육지출의 증가요인은 대학진학 증가와 그를 위한 사교육비의 급증에 따른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는 학생당 사교육비가 학생당 납입금을 추월했고 그 격차는 계속 늘어났다.

[그림 2]는 2003년 신입생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대학을 분류해 2000년 대비 재학생 규모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로부터 한국의 대학진학의 급격한 증가는 주로 하위권 대학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세계 500대 대학에 포함된 국내 최상위 10개 대학(Top 10)의 비중은 2000년에 비하여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신입생 성적상위 20%(Top 20%) 대학의 경우 7.4% 증가했으나 다른 그룹에 비해 그 증가 폭이 1/3 수준이다. 반면, 하위권 대학들의 증가가 다른 그룹에 비해 훨씬 높다. 21~40% 대학은 27.2%로 가장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최하위권인 1~20% 대학은 21.5% 증가율을 보였다. 앞서 살펴본 수직적 차별화와 대학 간 교육 질의 편차가 큰 상황에서 이러한 양상의 양적 팽창은 한국의 교육투자가 실질적인 인적자본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 즉 교육거품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임금불평등이 악화되고 고졸자 대비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이 증가했다. 학력간 임금 프리미엄은 성별과 경력연수 등에 의한 인구특성 그룹의 구성 비중변화를 제어한 Katz and Murphy(1992)의 고정가중치 방법을 이용하여 추정했다.

노동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 중에서 대졸자 수의 증가는 임금불평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인 경우 대졸자 수의 증가는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을 낮추고 이에 따라서 임금불평등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대졸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임금불평등이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서는 교육의 확대가 성장과 더불어 소득분배의 개선을 가져오는 포괄적 성장의 동력이 더 이상 아님을 시사한다.

[그림 4a]에서 보듯이 대졸자를 소득분위 그룹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대졸자 내에서 임금분위별로 프리미엄이 뚜렷이 산개되며 확산(Fanning-Out)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즉, 4년제 대졸자 프리미엄의 증가가 상위 10%에서만 뚜렷이 관측되고 나머지 대졸자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하위 20%에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대학구조조정, 이해관계자 모두 참여해야”

위에서 나타난 현상은 두 가지 점을 시사한다. 우선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대졸 임금 프리미엄 증가는 숙련 편향적 기술변화나 1997년 금융위기 등 거시 경제적 변화에 대한 대졸자 그룹 전체의 반응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하위 20%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이 1990년대 중반이후 음의 값을 보인다는 것은 하위 20% 대졸자는 성별 및 경력 연수를 통제하고서도 고졸자의 평균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교육투자의 상당 부분이 노동시장에서 가치를 갖지 못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대학 구조조정정책은 교육거품 근본 원인인 부실대학 퇴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시사점이다. 특히 부실대학 퇴출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교육부의 역할은 부실대학 퇴출에 대한 확실한 원칙을 견지할 것을 지적한다. 이러한 원칙하에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련된 법제도를 시급히 정비하는 동시에, 해외 유수 대학의 교수 및 경영진 등이 참여하는 외부평가(External Review)를 확산하는 등 대학평가 체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4년제 대졸자의 하위 20%, 2년제 대졸자의 하위 50%의 임금이 고졸자보다 낮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대학구조조정 정책을 교육 관료들의 주도하에 폐쇄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인 학부모·학교·교원 등의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는 방식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 간의 큰 질적 격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정원을 감축시키는 규제정책은 전체 학생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부실 대학이 계속 살아남아서 교육거품을 더 키움으로써 구조조정의 취지에 역행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정원감축 규제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고등학교 졸업자들보다도 임금이 낮을 가능성이 높은 대학들로 진학할 수밖에 없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정부가 오히려 교육거품을 조장하는 것이고, 이는 성장의 저해 및 소득불평등의 악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제기한다.

                   ‘고학력 워킹푸어’ 급증…400만 명 초과 대졸인력

                    "고졸자 보다 뒤지는 연봉, 교육투자가치 발휘 못해"

▲ 지난 10년간 고학력 워킹푸어가 크게 늘어 난데는 고학력 필요일자리보다 초과공급된 인력구조에 기인한다. <사진 : MBC 경제매거진 M>

유명 사립대 불문학과를 나와 프랑스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윤 모 씨(38)는 수년째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한 달에 120만 원 안팎 수입으로 쪼들리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생활이 이렇다보니 돌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대형마트 계산대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아내의 수입이 없으면 시간강사 생활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살림살이 구조다.

윤 씨는 “전임교수 자리가 나지 않는 이상 세금을 떼고 연간 1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생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며 “아버지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집안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았지만 아버지 정도의 중산층 삶을 꿈꾸는 게 사치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2006년 국립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방송국 입사를 꿈꾸던 한 모 씨(35)는 요즘 웨딩촬영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한다. 번번이 방송국 입사시험에 낙방하다가 대학원까지 다녔지만 결국 원하는 직장 대신 소규모 영화제작사에 취업했다. 하지만 회사가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월급도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씨처럼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녔지만 저소득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학력 워킹푸어’가 지난 10년간 크게 늘면서 중산층 세대 상속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1996년까지만 해도 양질의 일자리가 535만 개인 데 비해 대졸 노동력은 497만 명에 불과해 노동력의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2010년에 이르면 양질의 일자리 수는 581만 명으로 거의 증가하지 않은 반면 대졸 노동력은 965만 명에 달해 400만 명이 넘는 초과인력공급이 진행됐다. 이 400만 명 중 일부는 비정규직이나 소득이 낮은 직종에 머물면서 고학력 워킹푸어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34세 이하 직장인 중 고졸자 평균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비율이 1980년 2.4%에서 2011년 23.4%까지 올라가는 등 교육에 대한 투자가 노동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는 삶의 질을 희생해 가며 사교육에 투자해 자녀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얻도록 했지만 자녀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살림을 하기에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U's Line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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