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교수중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교수가 99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보다도 6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사외이사의 역할이 기업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는 요즘 국립 서울대 교수들의 무분별한 사외이사 겸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교수 사외이사들이 모든 안건에 100% 찬성했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이른바 ‘거수기 사외이사’ 노릇 논란에 서울대 교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올해 서울대 교수 사외이사 연봉이 평균 약 5,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전문대학원의 김모 교수는 8000만원을 받았다.

특히 서울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1일 기준으로 교수 2,072명 가운데 99명(119건)이 사외이사를 맡아 지난해 93명(117건)에 비해 1년 동안 6명이 늘었다. 기업별로는 LG그룹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SK그룹(7명), 삼성그룹(6명), 현대차·롯데·두산그룹(5명)이 뒤를 이었다. 개별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3명으로 서울대 교수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는 5명이다.

서울대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으로부터 연구수탁을 받는 예도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업과 연구 수탁 등으로 밀착된 인사들이 경영진의 독단적 결정을 제대로 막을 리 만무하다. 단과대별 사외이사 겸직 건수는 경영전문대학원(32건)과 공과대학(25건)에 집중됐는데, 주로 이들 단과대 교수들이 사외이사 재직 기업들로부터 연구 수탁을 받았다.

서울대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은 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전횡을 감시하기는커녕 한국 최고의 국립대 교수들이 기업의 거수기 역할을 해 교수의 사회적 책임론과 제도의 무용론을 동시에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며 사외이사의 역할로 학문연구 및 수업에도 지장을 초래해 대학이나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서울대가 무분별한 사외이사 겸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는 교수당 2개 회사까지의 사외이사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1개 회사로 사외이사 겸직을 제한하고, 해당기업으로부터 연구수탁도 제한하는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기가 지난해에도 일어났지만 한국 최고의 국립 서울대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몰론 사외이사 역할을 모두가 잘못됐다고 매도를 할 수는 없고 그럴 의도도 없다.

그러나 부산대의 한 교수는 대학의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며 투신자살을 하는 한편, 한국의 최고의 국립대 서울대 몇몇 교수들의 영혼 없는 기업 거수기 노릇 논란은 결코 교육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학 민주주의를 구성원들이 앍아 먹는 적폐는 아닌지 고민해 볼 대목이다. 모두가 투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면 민주적인 자본, 건전한 자본, 공익적 자본주의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시점이다. 동료 교수는 죽음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인가를 곱씹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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