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학기 등록금의 이상한 셈법 ··· 성균관대 등 “졸업유예비용 감안” 답변

전체 등록금 액수도 문제지만 학점당 산정하는 대학측의 등록금 셈법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학생들의 항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교과부 탓으로만 돌릴 뿐 이렇다 할 답변은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이렇다. 휴학을 계획중이던 서울 소재 성균관대 Y모 씨는 추가학기 등록금을 상담하기 위해 관계부서에서 교직원과 상담을 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첫말문을 열었다. 4과목 11학점을 수강하는데 전액 등록금을 내야한다는 것이다.

현재 성균관대의 경우 추가학점 신청에 따른 등록금 기준은 1~3학점을 수강 학기 등록금의 6분의 1, 4~6학점 수강 경우 3분의 1, 7~9학점은 반액, 10학점 이상은 전액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이 규정으로 적용하면 4학점 수강하는 학생은 3학점 신청저보다 2배에 달하는 등록금을 내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가학기 수강을 신청하는 학생들은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성균관대 재학생 C모 씨는 “10학점만 듣는데도 등록금 전액을 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학교측에서는 졸업을 하지 않았지만 졸업유예로 학교측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적질 않다는 주장을 하는데 졸업유예 비용으로는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 대학의 추가학기를 마친 뒤 취업한 졸업생 모(28)씨도 “추가학기 등록금의 정확한 산정 기준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3학점에서 4학점은 1학점 밖에 더 듣지를 않지만 등록금을 2배 더 내야 한다는 것은 대학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셈법”이라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외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대학이 납득하기 어려운 추가학기 등록금 셈법이 적용되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성균관대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는 다소 다르긴 하지만 10~11학점은 학기 등록금의 4분의 3, 12학점 이상은 전액 지급 등 구간을 다소 세분화시켰을 뿐이다.

교과부도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을 보면 추가학기를 다니는 학생이 지급해야 하는 등록금 비율이 나와 있다”며 “나름대로 입법 취지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김동규 등록금넷 조직팀장은 “대학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을 상대로 장사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적절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재 계절학기 비용이 1학점당 비용을 따져 계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학기의 경우도 1학점당 비용에 근거해 등록금을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한국대학생연합 집행위원도 “충분히 학점당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음에도 대학과 정부가 꼼수를 부리며 돈벌이에만 매진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대학 3학년에 비해 4학년 학생이 추가학기 학생이 훨씬 많은 이유는 결국 심각한 취업난으로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잃는 것에 부담 때문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부와 대학의 고자세에 등록금 관련 시민단체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추가학기 등록금 산정 기준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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