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자동차학과 ‘융합’을 장착하다

[U's Line 김재원 기자] 융합으로 도약하고 있는 특성화학과. 그 기획의 일환으로 본지는 지난 호 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부에 이어 이번 호에는 국민대 자동차공학과를 찾았다. 국내 최고 수준의 우수한 자동차 전문 인재를 끊임없이 배출 해 오고 있는 국민대 자동차공학과의 다양한 면을 취재해 본다. <편집자 주>

△한국 대표 자동차공학과 ‘융합’을 장착하다

융합 통해 도약하는 자동차공학과


지난 해 9월. 안철수 전 18대 대선후보가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 무인차량로봇연구센터를 방문했다. 그가 국민대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안 전 후보는 “우리나라 경제 키워드는 혁신에 있다. 국민대 무인차량로봇연구센터는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혁신적인 과학기술인과의 만남을 통해 혁신 경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고자 국민대에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대학가에서는 안 전 후보의 국민대 방문 이유를 무인자동차가 융합분야라는 점과 이 분야에서 국민대가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점을 꼽았다.


이를 통해 유추 할 수 있는 점이 있다. 그것은 국민대 자동차공학과가 뛰어난 기술적 전문성과 더불어 기술의 융합을 통해 도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술 변화의 내용을 보면 다양한 학문 분야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동차에 대한 기대와 요구 사항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바뀌면서 전통의 자동차 기술 영역을 벗어난 학문 분야에서 해결책을 얻어야 할 때가 많기 때문.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친인간 기술의 일종인 자동차 인간공학 기술(human-vehicle interaction)을 좋은 예로 꼽을 수 있겠다. 자동차 계기판의 설계는 인간공학이 고려된 디자인이 필요하다. 또한 자동차의 소음의 경우, 과거와 같이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브랜드의 고유한 색깔을 나타낼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되는 추세다.


이를 위해 소리에 관한 공학은 물론 감성을 이해해야 한다. 전기 자동차는 너무 조용하기 때문에 보행자에게 불쾌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경고할 수 있는 전자 엔진음을 만들기 위해 음악 전공자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대 자동차공학과의 교육 목표와 내용은 이러한 자동차 기술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교과목은 차량 동역학, 대체에너지 자동차, 자동차 메카트로닉스, 자동차 정보통신, 인간공학, 차량 신호처리, 자동차공해 및 연비,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내연기관과 같은 자동차 공학 전반에 대한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친인간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 지식 습득과 융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것. 이러한 교과 과정은 국내 유일의 자동차공학 전문대학원의 보다 심도 있는 교과목과 연계돼 있기도 하다.

취업률 82% … 학교 측 전폭 지원


국민대 자동차학과는 지난 1992년 신설됐다. 이후 1994년에 기계설계학과와 통합돼 기계·자동차공학부로 이어지다 지난 2010년 다시 자동차공학과로 단일화 됐다.


지난 1998년에는 국내 유일의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이 신설되며 그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혀가고 있다.


대학본부 차원에서도 자동차분야 교육 및 연구를 글로벌 Top 10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국민대가 전기 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의 친환경 자동차와 지능형 자동차 분야의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자동차분야 최고의 교수진과 첨단 교육 및 연구시설을 보유하고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과의 긴밀한 산학협력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유수한 대학의 자동차분야 프로그램과 교류협약을 맺고, 학생 및 교수교환, 협력연구 등 실질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대 자동차학과는 2012년 기준 취업률 82%라는 높은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공대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졸업 이후 진로도 매우 다양하다. 취업 사례로는 현대, 기아, 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등 국내 대기업 자동차 회사는 물론, 현대모비스 만도 등 부품회사와 자동차 전문 연구기관, 엔지니어링 기업 등이다.

△인터뷰 -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국형석 학과장

실력과 인성 겸비한 ‘최고의 자동차 전문가’ 양성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국형석 학과장(사진)은 “자동차공학과는 학교차원에서 만들어진 학과라기 보다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만들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대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는 학과다”라고 운을 뗐다.


자동차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로 알려진 무인자동차 연구도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뛰어든 자동차 공학과는 지난 2010년 기계자동차공학부와 분리되며 단일화 됐다.

정원은 학년 당 75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450여명이 재학 중이다. 기계자동차공학부와 분리되며 학생 들이 자동차공학과로 진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공학과로 전과하는 학생도 부쩍 늘었다. 매년 전과 정원이 꽉 찬다. 이는 자동차공학과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국 학과장은 “자동차공학은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자동차는 수송기계로서 100년 이상 애용돼 왔다.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가장 고가의 기계이면서 사람들이 가장 친숙하게 느끼는 기계가 돼 왔다”며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화 되면서 여러 공학 분야의 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 해, 쉼 없이 발전되고 있는 분야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회의 흐름 속에 자동차공학과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기술을 이해하고 기술 개발을 선도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하고 특성화 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공학 기초지식에 관한 공통과목과, 자동차에 특화된 고전 과목, 그리고 무인자동차,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와 같은 첨단 자동차에 관한 과목까지 다양하다.


국 학과장은 “특히 국민대 자동차 학과의 커리큘럼에서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바로 ‘자동차 기능실습’ 과목이다”라며 “한 학기에 거쳐서 자동차의 주요 부품들을 직접 분해해보고 공부한 후,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다. 자랑할 만한 과목이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기증 받은 차량으로 진행되는 이 과정은 학생들에게 매우 높은 만족도와 더불어 힘들지만 즐거워하고,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과목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자동차학과는 최고의 교수진을 자랑하기도 한다. 현재 전임교수가 18명이나 된다. 자동차공학과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 교육프로그램 중 교수진이 월등히 많은데다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 공학기술을 전문적인 깊이로 배울 수 있다.


한편, 국 학과장은 자동차공학과 교육에서의 ‘인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식에 대한 부분은 커리큘럼을 통해 충분히 배워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에서는 협업이 중요하다. 자동차는 많은 엔지니어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협업을 위한 인성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팀을 이뤄 과제를 수행하며 역할 분담을 통해 팀워크를 맞추는 연습해야 한다. 팀워크가 맞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회에 흐름에 맞춰, 특성 있는 커리큘럼으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국내 최고의 자동차 전문가를 육성해 내고 있는 국민대 자동차학과. 이제는 국민대를 대표하는 학과로 자리 잡고 있다.


△탐방 -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자작차 동아리 'KORA'

휴학까지 불사하는 도전에 대한 열정
‘자동차 광’ 똘똘 뭉쳐 ‘구슬 땀’

국민대 자동차공학과를 대표하는 자작차 동아리 KORA(코라·KOokmin RAcing)는 특별한 동아리다. 단지 친목만을 위한 동아리가 아니다. ‘자동차 광’들이 똘똘 뭉쳐 있다. 국민대라는 이름을 걸고 국내, 세계 대회를 휩쓸고 있다.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코라의 작업실은 분주하다. 오는 5월에 있을 세계대학생 자작차경주대회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코라 구성원들에게는 남들처럼 편히 쉬는 방학은 없다. 매년 매학기 각종 대회에 도전한다. 하지만 코라의 작업실은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젊음의 열정일까. 아니다. 도전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다. 그리고 그 미래는 방학 때 쉬지 못한 아쉬움이 아닌 더욱 더 확고해진 미래로 다가온다.


코라는 지난 2001년 탄생했다. 자동차공학과 내에 있던 3개의 동아리가 통합되며 지금의 코라로 재탄생 된 것.


코라의 리더를 맡고 있는 변지수 회장(4학년·사진)은 “현재 코라의 인원은 50여명 정도다. 이 인원들이 오는 5월 있을 세계대학생 자작차경주대회(Fomula SAE)를 준비하고 있다. 작업기간이 보통 9~10개월 가량 된다. 학생들이 각각 팀을 나눠 설계, 디자인 등의 각자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자동차를 제작하고 있다”며 “대회 준비를 위해 휴학까지 불사하는 학생도 흔히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라는 동아리 통합 전인 지난 1997년부터 현재까지 각종 국내, 세계 대회에 빠짐없이 도전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03년 AARK F-125 Grand Prix 우승/디자인상(KORA-13), 2004년 AARK F-125 Grand Prix 3전 우승(KORA-13), 2005년 AARK F-125 Grand Prix 1전 우승(KORA-13), 3전 우승(KORA-14), 2006년 국제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Mini-Baja at Yeong-nam Univ.) 종합 7위, 가속력 1위(KORA-33)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으며 특히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으로 세계대학생 자작차경주대회인 Formula SAE에서 아시아권 대학 팀 중 1위를 거머쥐었다. 또한 최근에는 2011 KSAE BAJA BAJA 가속 금상(1위), 2012 전국대학생 전기차대회 가속성능 1위, 창작기술 1위, 조향/제동 1위, KSAE BAJA BAJA Grand Prix 우승, KSAE BAJA BAJA 가속 금상(1위)등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코라의 이러한 실력은 국민대 자동차공학과의 차별화된 커리큘럼과 ‘자동차 광’ 학생들의 열정이 맞물려 이뤄진다. 또한 국내 대회와 함께 세계대회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안목이 넓어진 것도 그 이유다. 이것이 코라가 자동차공학과를 대표하는 동아리로, 그리고 더 나아가 국민대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작차 동아리로 명목을 이어오고 있는 비결 인 것.


변 회장은 “차의 부품을 분해해 보고 직접 조립해 볼 수 있는 자동차공학과만의 커리큘럼, 그리고 학부생들이 대학원 연구실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어떠한 실험을 진행 하고 있는지 직접 배우는 과정 등이 많이 도움이 됐다”며 “어느 대학보다 두터운 선후배 층, 그리고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다는 점이 코라의 최대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변 회장은 코라에 대한 지원에 아쉬운 부분도 토로했다. 그는 “세계 대회에 참여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고, 최소 13명의 인원이 참여해야 하는데, 학교 측에서는 7명까지만 지원이 돼 나머지 인원은 학생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충당하고 있다”며 “개인당 200만원 이상 드는 금액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학을 일상처럼, 학업을 쉬면서 까지 바치는 도전에 대한 열정. 이 모든 것이 세계 수준의 실력을 보유하고 코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그들에게서 대한민국 자동차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졸업생 인터뷰 - 박경준 (04학번·기아자동차 사원)


공학업무 아니더라도 ‘척척’ …‘선배’ 큰 힘으로 작용

현재 기아자동차 해외영업본부 해외보증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경준 사원(04학번·사진). 그는 지난 해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졸업 한 달 전인 1월, 기아자동차에 입사했다.


박 사원은 현재 해외보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자동차공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보증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자동차공학 전공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하고 있는 업무가, 연구나 직접적으로 공학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상관없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가 자동차회사이고, 자동차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기본으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누구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


이는 자동차공학과 커리큘럼에서 전문화된 공학과목과 더불어 기본과목인 자동차공학개론과 함께 협업을 통한 인성교육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막상 취업해 보니 학교에서 배웠던 과목 안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시스템들, 특히 협업이라는 것이 회사와도 너무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회사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더욱 빠른 속도로 업무를 습득해갔다”고 전했다.


박 사원이 전하는 자동차공학과의 메리트는 또 있다. 바로 ‘선배’라는 존재다. 그는 “어느 곳에 가던 동문 선배들이 있어 처음엔 너무 놀랐다”며 “이제는 선배들에게 일에 대해 모르는 부분에서도 항상 도움을 청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 자리를 닦아놓은 선배들 덕분에 너무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원은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출신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선배들을 통해 후배들에게 멘토가 돼 줄 자신감을 배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살을 부대끼며 몇 날 며칠을 잠도 못자고 함께 작업을 하며 지냈던 선후배들이 이제는 사회에서도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미 진출해 있는 선배들은 후배들을 위해 언제든 찾아와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배에게 먼저 다가와 도움을 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대 자동차공학과에서는 지난 해 부터 선 후배간의 멘토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선후배간의 관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박 사원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학생 수가 비교적 많아 교수님과의 소통이 부족한 면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교과목에 사제동행이란 수업이 있긴 하지만 더 활발한 소통의 장이 추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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