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청년취업협동조합 박장호 대표

[U's Line 김재원 기자]지방대 출신. 그리고 토익 235점. 이러한 그를 일컫는 말 취업의 신(神).

저스펙으로 대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에 최다로 입사하며, ‘스펙’이 전부가 아님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청년취업협동조합 박장호 대표.

올바른 채용문화 형성을 위해 발 벗고 뛰는 대한민국 1호 채용문화 디렉터로서, 청년들의 취업을 위해 본인의 내공과 자료를 통해 특강을 진행하는 강사로서, 그리고 취업상담카페 ‘청춘사랑방’과 ‘실무인재사관학교’ 대표로서 그는 스펙 때문에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적성을 찾지 못한 채 장래를 걱정하고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나.


1학년 때 생명과학부로 입학하자마자 군대부터 갔다 왔는데 학부제가 없어져. 환경생명공학과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2학년 때는 식품영양학과 소속으로 배정돼 사회학과, 경제학과 등 듣고 싶은 과목들을 수강했습니다. 3학년 때 경영학과로 전과하려 했지만 학점이 낮아서 안됐다가 3학년 2학기 때 전과가 돼 4학년에 경영학과로 확정됐죠.

본의 아니게 2000년 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공계, 인문, 경상 등 모든 학부를 경험하는 자유전공학과 수업을 들은 셈이죠.


대학 생활은 어땠는지.


김포대학에서 1학기를 다니다가 자퇴를 하고 2학기 때 수시로 한림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보통 남자들은 1학년 마치고 2학년 때 군대를 다녀오지만 전 군대부터 갔다 와서 1학년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04학번인데 동기가 없다보니까 06학번과 같이 수업을 듣게 됐고 동기가 있는 게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미래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를 찾다가 창업동아리에 들어가, 4년 동안 정말 열심히 활동 했습니다. 창업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사회경험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아마 이 때부터 취업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대한민국의 올바른 채용문화형성을 위해 취업강의와 캠페인, 퍼포먼스를 기획 실행하며 국내 1호 채용문화디렉터로서 활동 하고 있습니다.또한 취업준비생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취업의 A부터 Z까지 해결하기 위한 취업상담카페 '청춘사랑방'을 운영 중입니다. 카페에서 스터디룸 대여, 커피 및 음료, 취업도시락, 진로상담, 취업컨설팅 및 특강, 채용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실무경험을 통해 역량과 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실무인재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실제 미션을 수행하면서 취업준비생은 직무경험을 하며 적성과 진로를 찾고 기업은 맞춤형인재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스펙경쟁에서 벗어나 능력으로 인정받는 채용문화를 만들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미국에는 올린공대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실무인재사관학교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실무인재사관학교를 졸업한 8명의 멘티들은 전원 합격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세 번째는 심층평가를 통해 구글의 작살형 채용시스템과 기업PR을 접목시킨 헤드헌팅사업 '우수인재발굴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심층평가를 하기에 부족한 시간과 인력을 저희가 대체해서 서류상의 스펙은 기본만 보고 인성과 실무능력을 중심으로 채용 평가하는 것입니다. 채용을 기획할 때 구직자 입장에서 기업의 원하는 정보를 공개하면서 기업과 제품을 홍보하며 채용마케팅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평균합격기간 2개월, 94%의 합격률을 보유하고 있는 취업 컨설팅 사업입니다.저스펙으로 공기업, 대기업, 외국계기업을 모두 입사한 저만의 취업내공과 자료를 통해 어떤 취업준비생도 기업에 합격시키는 컨설팅과 특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간 청년 취업에 대해 어떠한 일들을 진행해 왔는지.


"청년이 간다" 라는 역발상 캠페인을 통해서 취업준비생들의 실무경험과 올바른 채용문화를 위한 활동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여의도에서 직장인을 위한 하이파이브 퍼포먼스와 음료 등을 나눠주기도 했고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는데 이를 역으로 취업준비생이 기업을 위해 힐링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스펙초월 문화를 위해 종각역의 보신각과 대학로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요즘은 대학생인재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진로와 꿈을 찾으려는 대학생들과 북마케팅프로젝트를 통해 제 책에 대한 판매수익금을 취업준비생을 위해 기부하는 활동 중에 있습니다.


공기업, 대기업을 마다하고 청년 취업을 위해 뛰어든 이유는.


사실 공기업에 들어가니 근무도 편하고 직원복지도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사회공포증이 점점 더 심해졌어요. 그리고 사회공포증으로 인해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다 보니 부작용에 시달렸어요. 식욕부진에 잠이 쏟아지는 거예요.어느 날은 부작용으로 인해 너무 잠이 몰려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보니 문득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더 이상의 조직생활은 힘들다고 생각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보니 대기업, 중소기업, 공기업에 다 입사해본 거예요.저같이 저스펙자도 취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진로와 적성을 못 찾고 취업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취업교육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입사 비결에 대해 묻고 싶다.


보통 취업준비생들은 "합격이 되면 회사를 제 2의 고향으로 삼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입사 후"에 열정을 발휘하겠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기업에서는 노력과 정성을 찾아볼 수 없어서 신뢰가 안가죠.저는 입사하기 전 부터 ‘이 회사만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며 '소신지원자'임을 어필하죠. 이 회사의 대표가 되어 회사에 기여할 점을 생각하거나 지원한 직무의 팀장이 되어 아이디어를 실현가능한 전략으로 제시하는 것이죠. 물론 취업준비생에게 거저먹기 식으로 지원동기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을 힘을 키우도록 실무적인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간 합격했던 기업에서 계속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있는지.


지금 그 기업들을 나온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남들에겐 로망이었던 기업들이 저에겐 맞지 않았어요. 체질적으로 술을 잘 못 마시는데 대기업 근무시절엔 소주를 한 시간 동안 세 병이나 먹고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었어요. 전반적으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졸리기도 하고 시간이 참 더디게만 가더라고요. 지금은 취업교육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전 대기업, 공기업, 외국계기업에서의 회사 생활 시절보다 일하는 게 훨씬 즐겁고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요.저는 28살에 적성을 찾았는데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무조건 대기업 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일을 먼저 찾았으면 좋겠어요.저는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나이보다 더 일찍 나에게 맞는 '업'을 찾았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을 했을 텐데" 라며 말이죠.


현재 국내 청년 취업 상황은 어떻다고 보는지.


기존 '스펙'중심의 채용에서 새로운 채용트렌드 '실무형인재'로 전환하는 시기라 상당히 취업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대학교를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은 그냥 막연한 거예요. 스펙이 갖춰져 있더라도 말이죠,어디에 지원해야 하고 내가 어떤 일을 잘하고 이 역량이 어떤 회사 어떤 직무에서 쓸 수 있는지를 모른다는 거죠. 이런 문제점은 청소년기부터 자신의 진로를 찾아볼 기회를 갖지 못해서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래서 답답한 심정에 취업조차도 대학입시처럼 맹목적으로 높은 점수를 가지기 위한 토익시험, 자격증시험에만 연연하게 되는 것이죠.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은.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육현실 때문에 청년들은 본인들의 적성을 모르고 무조건 스펙 쌓기에만 매달려요. 이렇게 스펙을 쌓고 무조건 대기업, 공기업에 들어가길 원하죠. 그리고나서 막상 본인의 적성과 안 맞으니 조기퇴사를 해요.기업에서도 아무리 스펙이 좋은 신입사원을 뽑아도 정작 실무적인 능력이 없어 실무에 투입시키려 돈을 들여 교육을 시켜요. 그런데 신입사원의 30%가 조기퇴사를 해요.

이런 현실은 청년들에게도 손실, 기업에도 손실,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해요. 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무형인재사관학교’를 설립해서 청년들에게 적성과 실무역량을 함양하고 기업에서는 바로 실무에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사회적인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어요.또한 채용공고를 보면 회사에서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입사를 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너무 포괄적으로 적어놓는 것 같아요. 연봉이나 복지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은 기업들도 많아요. 저는 취업준비생들이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본인의 적성과 잘 맞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채용정보의 세분화에 대해서 힘써서 구직자와 기업 간의 미스매칭을 줄여나가는 모델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청년들을 무작위 스펙보다는 적성과 진로를 찾아 실무경험 중심의 실무인재로 만들고, 기업들은 스펙보다는 구직자의 역량과 인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최고의 인재보다는 최적의 인재를 가려내 구직자와 기업의 미스매칭을 줄여나가 이러한 노력들이 최종적으로는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저의 향후 계획입니다.


이 시대 취업준비생들에게 메시지를 남긴다면.


누구보다 제가 저스펙으로 구직활동을 할 때 치열한 취업시장을 경험해 봤으니 그 어떤 사람보다 취업이 힘들다는 걸 잘 압니다. 일단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해봤는데 안 돼’가 아니라 ‘될 때까지 해보자’라는 마인드로 구직활동을 열정적으로 하세요.서류 하나를 떨어지면 두 개를 더 쓰겠다는 각오로 구직활동에 임한다면 당장 힘들겠지만 분명히 원하는 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본인의 적성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무조건 취업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직무와 비전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취업에 대해 정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완 또는 수정돼야 한다고 보는 부분은.


아직도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력서상에 나와 있는 학교나 자격증 등 스펙으로만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이 큰 문제입니다. 이는 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원인인데요, 입사지원서를 보기 전에 스펙으로 걸러낸 후 평가를 하는 거죠. 이 때문에 실제로 스펙은 낮지만 역량이 뛰어난 인재는 면접조차 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기업들은 인재 평가 방식을 좀 더 다각화해서 최고의 인재 (best people)보다는 최적의 인재(right people)을 채용하는데 중점을 뒀으면 좋겠습니다.물론 아예 스펙을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스펙은 필요하며 기존 공채와 더불어 다양성을 평가할 수 있는 수시채용도 병행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차원에서는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좀 더 실효성이 있는 정책을 세워줬으면 좋겠습니다.최근 정부의 주도하에 ‘스펙초월채용’이 시작되고 있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어 기업도 구직자도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또 다른 스펙을 낳는다는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습니다.또 취업장려금이라는 명목 하에 취업활동에 필요한 지원금을 주겠다고 하는데 이 역시 근시안 적인 정책입니다.

단기간이 효과를 볼 수 있는 인기영합주의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학교 때부터 공부와 더불어 직업훈련을 함께 경험시켜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준다면 학교폭력, 저출산, 무분별한 대학진학 등 사회적인 부작용을 방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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