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종희 한국진로교육연구소장

[U's Line 이유진 기자] 한국진로교육연구소에서 학생·학부모·교사들에게 진로 특강과 진로코치는 물론 진로상담에서 수업자료 제작까지 다방면으로 진로교육의 발전을 위해 힘써오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정종희 한국진로교육연구소장(사진)이다.

지난 해 까지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재직해오던 그는 진로교육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에서 1인 시위까지도 불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유학기제의 전면 시행을 위해서 진로교육법이 법적근거가 돼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교육이 교과중심으로 이론에 편중돼 있었다면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교과서 밖에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교과서 중심으로 배울 수 있었던 지식보다 대인관계능력, 열정과 도전정신, 모험정신 등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실용교육인 자유학기제를 시행해야 하고 진로교육법이 법적 근거로 마련돼야한다”고 말했다.


과거 진로진학상담교사들에게 그는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은 한숨을 불러올 뿐이었다. 협소한 체험 장소와 시급한 학생들의 안전 문제 등 인프라 자체가 구축돼있지 않다는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진로교육법 통과 없이 자유학기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한시적인 제도로 그치고 말지도 모른다”며 “진로교육법 통과가 교육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바뀌게 할 것”이라고 전한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학생들이 기성세대들의 입김에 기계적인 학습을 해왔지만 진로교육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는 분야를 깨닫고 공부하는 데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과의지 없는 정부


정종희 소장이 진로교육에 이토록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그가 지난 해 까지 27년 간 교직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중 20년간은 고교 3학년의 진학지도를 맡아 많은 학생들과 진학상담을 해오기도 했다. 진학 상담을 해 오며 그가 느낀 점은 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가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 라는 것이었다. 성적보다 적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11년 9월. 결국 그는 영어교사에서 진로진학상담교사로의 첫 발을 떼게 된다. 그 후​ 2년 간 경기도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을 맡아 일선에서 진로진학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으며 특히 전국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의 부회장을 맡기도 했다.특히 지난해 3월에는 재직 중이던 안양 부흥고 진로진학상담부장을 그만두고 교육감선거에 출마하기까지 했다.


정 소장은 “교육의 패턴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교육철학 때문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3년 6월 국회에 발의된 ‘진로교육법’은 안건 상정이 되지 않고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정 소장은 진로교육법이 계류 중인 이유를 다양하게 꼽았다. 그가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진로 교육 법안이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이는 법안 9조 1항에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은 초·중등교에 학생 진로교육을 전담하는 교사를 둔다’고 명시해 단위학교에 진로교육전담교사를 두도록 했고 이 법안은 쟁점 법안으로 분류가 돼 있는 상황이다.


그가 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진로교육법 통과 의지의 부족’이다. 그리고 ‘교과목에 포함돼 있는 진로진학상담에 대한 법안이 만들어지게 되면 일반 교과목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는 “진로교육법 통과를 위해서는 학부모 단체와 전국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한국진로교육학회, 교육부 등이 모여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재가 희망인 대한민국에게 진로교육법은 남달라


‘인재가 희망’이라는 정종희 소장.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사들뿐만 아니라 기관․산업․학교에서 힘써야 한다는 그는 국가가 힘을 모아 1인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피력한다.


정 소장은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는 교육청도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지자체 단체장들, 기업인들, 지역 대학 교수들, 기성세대까지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무엇보다 현장에 있는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이 진로진학에 대한 정보의 제공은 물론 기관과 산업체와 학생의 사이를 잇는 중간자 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학생들이 기관에서 언제든지 진로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산업체에서 직업체험도 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진로교사가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지역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진로교사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이 정 소장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진로교육법은 실용교육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라며 “어떠한 이유가 됐든 진로교육법이 조속히 통과돼 진로교육 환경이 재빠르게 개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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