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수 전 대법관 한양대 로스쿨취임특강서 비판

지난달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학계로 복귀한 양창수 전 대법관(사진)이 취임 특강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와 변호사의 행태 등 법조 전반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날렸다.

한양대 로스쿨 교수로 임용된 양 전 대법관은 1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연 특강에서 “어떻게 법을 4년 공부한 학생과 문외한인 학생을 두고 같은 교육을 할 수 있겠느냐”며 “로스쿨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말로 첫말을 시작한 뒤 “종전에는 법 공부의 충실함에 대한 가장 객관적 지표는 사법시험 성적과 사법연수원 순위로, 숫자로 명확하게 나왔다. 지금은 변호사 시험 성적이 공개되지 않기에 이를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관은 “요새 로스쿨 들어오는 학생은 대부분, 많은 경우 양갓집 자녀라고 한다”며 “이들은 부모 희망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적어도 지금까지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변호사 자격을 따려는 것이지 좋은 법률가, 훌륭한 법률가가 될 생각은 없다는데 맞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강연을 들은 한 로스쿨생이 “학부 비법학 전공자인데 성적을 잘 안 주는 교수나 사시 경험자가 많은 수업은 피하게 된다”고 하자 “평가 기준과 관련해 로스쿨의 학사 운영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양 전 대법관은 “법치주의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법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법률가가 충실히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실제로 이를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법치주의가 실현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로스쿨에서 법에 대한 기초 원칙도 모른 채 판례나 외워 변호사시험만 합격하면 된다는 것은 안 맞다고 본다”며 “이는 또 다른 반동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관은 “로스쿨 교육이 제대로 안 되면 당장은 폐해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20년, 30년 뒤에는 법치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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