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총장, 옥스퍼드 캠브릿지 총장 모두 본교출신 아냐

"개방성은 영국 대학의 강점 중 하나"라면서 "우리 대학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총장으로 뽑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은 옥스퍼드와 캠브릿지대의 총장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케임브리지대 총장도 본교 출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양대 명문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 영국 사회에서 두 학교는 유명한 스포츠 대항전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라이벌로 꼽힌다. 그런데 옥스퍼드대 총장은 케임브리지대 박사 출신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고려대 출신이 연세대 총장이 된 것이다.

앤드루 해밀턴 옥스퍼드대 총장에게 영국 대학과 미국 대학의 차이점을 묻자 그는 “학부 과정의 깊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해밀턴 총장은 "미국에서는 학부교육이 교양 중심으로 이뤄져 전공자라도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않지만 반면 영국은 학부 전공 중에서도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중 어느 쪽이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던져야 학생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옥스퍼드대는 교수가 학생과 1대1로 만나는 튜터 리얼 과정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2주에 한 번씩 교수와 학생이 만나 교수는 어려운 과제를 학생에게 준다. 그러면 학생은 자기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한 내용으로 교수에게 발표해야 한다. 해밀턴 총장은 "스스로 공부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은 지적인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교육도 영국의 강점이다. 해밀턴 총장은 "인문학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그 사회에 기여한다"며 "우리가 말하는 장기적이라는 얘기는 향후 수백 년을 말한다"고 답했다. 옥스퍼드대의 역사만 해도 800년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국의 대학은 정부 부처 중 교육부가 아니라 산업혁신부가 관할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산업통상 부문과 미래창조과학 부문이 한 부처에 있는데 이곳에서 대학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 혁신에서 대학의 역할이 중요할 뿐 아니라 기업 활동도 대학과의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옥스퍼드대는 한국에서 인문학 분야의 수준이 높다고 주로 알려져 있지만 과학과 공학 부문에서도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이번 방문 중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MOU를 맺는다.

한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가 아니라 의대로 가는 현상에 대해서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사회 전체가 과학을 우대하고 과학자의 길에 대한 즐거움을 일찍부터 학생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면서 "과학은 그 자체로 금전적인 보상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학생들로 하여금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밀턴 총장은 2009년 총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25년 동안이나 미국 대학에서 화학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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