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범 상명대 총장

"올해부터 서울캠퍼스와 충남 천안캠퍼스 간에 독립 경영체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제는 각 캠퍼스 부총장 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게 되는 셈이지요. 예산도 거의 비슷하고 조직도 똑같이 각각 갖출 것입니다."

강태범 상명대학교 총장은 최근인터뷰에서 "그동안 통합돼 있던 서울과 천안의 캠퍼스 행정조직을 올해부터는 두 개로 분리해서 각각의 독립된 예산을 편성하는 등 독립 행정조직으로 경쟁체제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캠퍼스 간 무한경쟁을 통해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재정 지원 제한 대학 지정 이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상명대는 추락한 대학의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해결사로 강태범 화학과 교수를 선택했다. 제9대 총장으로 취임한 강 총장은 대학 내에서도 강력한 추진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 대학 구성원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리더십까지 갖춘 인재로 평가 받고 있다. 강 총장을 만나 재도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명대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서울·천안캠퍼스 독립경영체제

이에 따라 상명대는 서울부총장 및 천안부총장 산하에 교무처, 입학홍보처, 산학연구처 등을 모두 별도로 2개씩 두고 운영하게 된다. 다만 각 캠퍼스의 기획처와 대외협력처는 지금처럼 강 총장 직속기관으로 유지된다.

강 총장은 "양 캠퍼스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운영하는 것도 장점이 있다"면서도 "두 캠퍼스 간 거리가 한 시간 이내라면 통합이 가능하겠지만 서울과 천안캠퍼스의 거리는 상당히 멀고 대학 주변의 지역 특성이 상당히 달라 독립경영체제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독립 경쟁체제가 갖춰지는 만큼 두 캠퍼스는 지역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게 강 총장의 설명이다. 강 총장은 "오는 2015년까지 정보기술(IT) 기반과 함께 국가균형발전계획에 근거하는 서울, 천안캠퍼스 특성화 사업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서울은 바이오·디지털 콘텐츠 등의 분야를, 천안을 포함한 충청권은 환경·지역 전문가 육성 등을 지역 특화산업으로 지정한 것에 맞춰 각 캠퍼스도 특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명대는 올해 등록금을 서울 소재 대학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대로 인하했다. 강 총장은 "등록금을 지난해 4.03% 인상했다. 정부에서 3% 이상 인상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판단 착오로 1.03% 더 올렸다. 이게 금액으로는 13억원 정도로 적은 편인데 벌점을 받았다. 이 벌점이 없었다면 교과부의 평가가 나쁘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평가서 '우수학교'선정 자신

상명대는 올해 교과부의 대학 평가에서 우수 학교로 선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강 총장은 "지난해 9월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라는 교과부의 평가가 나와서 곤혹스러웠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교과부의 대학 평가 기준인 취업률(20%), 재학생 충원율(30%), 장학금 지급률(10%) 등에서 상명대는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 총장은 "취업률이 교과부 평가가 있었던 지난해 6월 당시 4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70%대로 뛰었다"면서 "통상 6월 취업률보다 연말 취업률이 10% 정도 자연 증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이보다도 20% 정도나 더 취업률이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률 상승의 배경에는 학생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교수들의 활약이 컸다"고 덧붙였다.

상명대는 장학금 지급률을 높이기 위해 최근 개교 이래 처음으로 유료로 '상명 희망콘서트'를 여는 등 장학기금 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강 총장은 "학과별로 장학금을 모금해 15억원 정도 모았고 성악과 관련 학과 등 동문들만 출연한 상명 희망콘서트를 통해 약 1억3000만원이 모금됐다"고 말했다.

강 총장은 "상명대가 지난해 대학평가 결과로 잠시 위축됐었지만 올해는 더욱 노력을 기울여 원래 위치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명대학교 강태범 총장과의 일문일답
-상명대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

“상명대의 교육 이념은 진리·정의·사랑이다. 진리가 모여 정의를 이루고 그 정의가 실현될 때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우리는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명대는 캠퍼스에 진입하는 초입부터 국기와 교기가 1년 365일 펄럭인다. 나라사랑·학교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진리를 쌓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상명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교수와 직원, 학생 등 모든 구성원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할 때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이라 자신한다. 상명대는 법인과 대학이 톱니바퀴가 돌아가 듯 상호 보완을 잘 하고 있으며 총장과 이사장도 힘 겨루기가 아닌 서로를 격려하며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와 천안캠퍼스의 독립 경영을 선언했다.

“그동안 서울캠퍼스와 천안캠퍼스는 기획처가 일원화돼 있어 경쟁 구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천안캠퍼스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많이 성장했다. 일부 타 대학의 경우에도 지방 캠퍼스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캠퍼스의 독립 운영은 지역 균형 발전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캠퍼스간 무한 경쟁은 이제 불가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각 캠퍼스가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대학으로 성장할 때 전체 대학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지역의 여건을 가장 잘 아는 것도 각 캠퍼스 구성원들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 발전할 때 더 큰 빛을 보리라 자신한다.”

-인근 지역 대학들과 취업률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취업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타 대학들의 정보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현재 전국 모든 대학들의 자료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대비 15% 가량 높아지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짧은 시간 동안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료 분석이 밑거름이 됐겠지만 무엇보다 총장의 의지를 믿고 따라주는 수많은 교수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명대는 90% 이상의 교수들이 학생 담당제를 운영하며 학생 취업에 열을 올리고 있고 3주 단위로 학내 취업률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또 전체 교수와 직원들을 움직이기 위해 총장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정부 장학금 중 일부를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사실이다. 그러나 교수들과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연봉 수령액의 6% 가량을 반납하면서 정부 장학금 지원 제한을 큰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청소·경비 직원까지도 일정 금액을 반환하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져 감동을 받기도 했다. 현재 장학금 적립금도 60억원을 넘어 섰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을 보면 보통 지방대학의 경우 15%, 수도권 20위권 내의 대학이 22~23% 정도지만 상명대는 19.5%까지 끌어올렸다. 앞으로 20% 돌파도 시간문제다. 상명대 모든 구성원의 대학 사랑이 이처럼 남다른데 어떤 문제든 해결하지 못하겠는가.”

-임기 동안 꼭 해내야 할 일이 있다면.

“상명대를 전국 15위권 안에 들 수 있도록 우수한 대학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러나 성급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1차 목표는 9월 평가에서 30위권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총장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노력할 것이며 내년 평가에서는 2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임기 동안 구성원들과 많이 소통하며 우수 대학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

-상명대의 미래 비전을 소개해 달라.

“현재 국가교육이념과 정부교육정책을 반영한 상명대 중장기 발전계획 ‘스마트(SMART) 2015’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스마트 2025’를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이번 ‘스마트 2025’는 대학 평가 지표에 부합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보다 알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누차 거듭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상명대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모여 있는 공간인 만큼 어떤 역경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생들을 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아프다. 특히 신입생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재정 지원이 제한 됐을 때 단순히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픈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밖에서 서러움을 겪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저려왔다. 자식이 밖에 나가 따돌림을 받을 때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하지만 이제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희망·소속감·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또 앞서 언급했듯 정부 장학금 대신 그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학생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고난의 길에 서 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결실은 생각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것을 가슴 속에 심어주고 싶다.”  


강태범 총장 이력

-경희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졸업(공학학사)
-동 대학원 화학공학과 졸업(공학석사)
-동 대학원 화학공학과 박사학위 취득(공학박사)
-University of Alberta(캐나다) 화학과 교환교수
-전)상명대 기획조정실장·전산정보대학원장·자연과학대학장·기획부총장·서울캠퍼스 부총장
-한국막학회 회장
-현)상명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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