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혁명' 공동출간한 김학한 교사 주장

“관료적인 관습, 관료적인 사고를 없애지 않고서 한국 교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을 기대하는 것은 죽은 나무에 물주기식입니다.”

교육에 있어 관료제라 함 ‘서열제를 조장해 창의적 교육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이라고 주장하는 김학한 교사(서울 월계고)가 교사, 교수, 학부모, 청소년단체, 사회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는 교육운동모임 '교육혁명공동행동'에서 최근 <대한민국 교육혁명>(살림터 발행)이라는 책을 냈다. 교육 공공성 강화와 교육민주화를 축으로 한국 교육의 틀을 바꾸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김 교사는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교사는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큰 중병은 한마디로 ‘명문 대학병’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사교육이 날로 팽창하고, 반면에 공교육은 점점 고사되는 현실에서는 ‘대학공동학위제’를 통한 대학통합네트워크를 이루고 평준화 중심의 중고교육 개편, 창의력을 강화하는 교육과정 개편만이 이 나라 망국병 명문대학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김 교사의 대학통합네트워크의 골간은 입시위주 교육의 원인인 대학 서열체제 해소 방안에 방점이 찍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독립사립대학 비율을 정부 지원을 통해 정부지원형 사립대로 개편하고 국립대를 더 늘려 대학의 공공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김 교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추진했지만 서울대 반대로 유보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공동학위제로 대학의 서열을 없애지 않으면 입시지옥도 사교육의 폐해도 절대로 고치지 못하는 게 명문 대학병의 특징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금 한국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로 들릴 듯도 하지만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들은 공동학위제를 환영하고 있고 지난해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값' 주장 이후 정부의 사립대 지원이 늘어나면서 '정부 지원형 사립대'의 물적 토대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잇다는 근거다.

김 교사는 중고교육체제 변혁의 핵심으로 "자사고, 특목고 등 명문대 입시에 목을 매는 사립고 폐지"를 들었다. 현 정부 들어 확산된 이 같은 사립고는 "공교육의 엄청난 퇴보"를 불렀다며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는 이 같은 사립고를 없애고 중ㆍ고 과정을 6년 과정의 통합중등학교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춰 교육 내용 역시 영어ㆍ수학ㆍ국어 입시 준비가 아니라 "북유럽처럼 예술적 창조적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암기식 지식전달이나 과잉학습으로는 "창조적인 글로벌 인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아무리 해도, 대통령이 누가 돼더라도 몇십년간 한국 교육에 변화가 없는 건 바로 서열위주의 관료제 때문입니다. 이제 교육현장 경험자들과 학부모들이 다수 참여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서둘러 설치해 교육변혁을 위한 논의의 물꼬를 터야 합니다."

그는 이 같은 과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해체와 국가교육위 설치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15~20명으로 구성되는 독립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는 교원과 대학생ㆍ학부모 대표, 사회단체 대표, 교육전문가가 모여 중요한 교육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산하에 유초중등위, 대학교육위, 평생교육위를 설치하고 별도로 사회적교육과정위를 둔다.

교육혁명공동행동 참여 단체들은 최근 이 같은 과제를 담은 시민선언을 하고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책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북콘서트도 열 계획이고 7, 8월에는 전국 순회 집회ㆍ좌담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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