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정용필의장

올해는 4·11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대학생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반값 등록금 투쟁을 주도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총선을 앞두고 대규모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정치를 움직이고 대학생을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대련.

지난 2월4일, 제8기로 의장으로 선출돼 행보를 시작한 정용필의장(경희대 국제캠 총학생회장)을 만나 올 한해 한대련의 활동계획과 그의 다짐을 들어봤다.

‘학우들의 즐거운 대학생활’ 추구

‘강철여대생’이라고 불렸던 7기 박자은 전의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정용필의장. 그가 8기 한 대련의장으로 나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학우들의 즐거운 대학생활’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는 것이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부턴가 대학은 취업의 통로로만 여겨지고 있어 학우들은 좋은 학점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과동아리가 무너지고 있고 인성보다는 스펙을 쌓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심지어 대학을 다니려면 돈도 많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학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좋은 추억들이 점점 사라지고 팍팍한 대학생활에 젖어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1988년 안양에서 태어나 2006년 경희대 기계산업시스템공학부에 입학한 정용필의장은 대학생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난해 여름 매일 이어졌던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나갔다. 더 나아가 학교에서 반값등록금 투쟁을 이끄는 대표 자리를 맡아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3월 30일, 대학생대회를 통해 하나된 목소리 전달


정용필의장은 올 한해 300만 대학생을 위해 두 가지 정책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첫 번째는 작년에 이어 반값등록금 문제를 해결해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는 2012년은 반값등록금 원년을 이뤄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300만 대학생이 나서면 할 수 있다”고 전언했다. 특히 오는 4월은 총선을 앞두고 있어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 의장은 “4월 총선 전에 반값등록금 정세를 만들어 국회의원들이 반값등록금을 약속하고 국회에 들어가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대련은 오는 3월 30일 시청 앞 광장에서 대학생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회는 단순히 투쟁의 모임이 아니다. 대학생들의 하나된 목소리를 전달하고 소통을 위한 자리로 콘서트형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그는 “2008년 이후 대학생들이 단일로 모이는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반값등록금이 단순히 바램과 희망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전 의장은 예산측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등록금책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반값등록금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최근 각 대학들이 5% 이내의 등록금인하를 발표했지만 그는 “지금 이런 발표는 말도 안되는 결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높아야 겨우 5% 이내의 등록금을 줄이면서 학교 수업일수를 줄이고 강의를 없애버리고 전임교원을 빼버리는 등 대학들의 대응들이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이다.

전 의장은 등록금인하도 대학들이 심각하게 고민해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교육당국에서 불과 몇 개월의 시간을 대학에게 주면서 등록금 인하율을 당장 결정하라는 것도 어찌보면 무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예산편성을 차근차근 다시 점검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아마 5%보다는 더 높은 수치의 등록금인하를 결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용필 의장은 4월 총선에서 반값등록금문제가 해결되면 대선을 겨냥해 청년실업문제를 고민할 계획이다. 전 의장은 “국가에서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인턴제 등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는다”며 “실제로 주변의 선배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취업문제는 정말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이 일정수준의 인원을 의무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법안을 통과시켜 청년실업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더불어 비정규직이나 인턴문제도 지금 이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학우들의 요구와 이해, 자발적 참여 통해 실현

정용필 의장이 내세운 두 가지 정책이 잘 해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 이를 위해 전대련은 ‘1인-1조직 사업’을 통해 과공동체를 복원하고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반값등록금을 들고 한 대련 깃발 아래서 학우들을 기다린다고 해서 학우들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학우들이 스스로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자발적 참여를 보장하는 일상적 공동체가 살아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과학생회와 학회, 소모임, 동아리를 복원하고 공동체를 강화하여 학우들의 요구와 이해를 자발적 참여를 통해 실현해내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3월에 있을 대학생대회의 참여를 ‘과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과 학우들과 사안에 대한 토론과 담론형성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정용필 의장은 대학사회에 정의롭고 따뜻한 연대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들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많은 학우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대에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한대련은 정해진 주장과 방식만을 가지고 학우들에게 참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우들의 요구에 따라 정의롭고 따뜻한 공동체의 대학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으라차차 봉사단’을 각 대학, 지역 별로 만들어 한 달에 1~2회 수해복구, 철거촌봉사, 사랑의 김장김치, 몰래산타, 4대강 농활 등 시기와 현황에 맞는 봉사를 기획할 계획이다. 또 나눔과 재능기부 등 시대의 흐름에 맞는 봉사활동의 정형을 한 대련 사업으로 만들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교활(교육), 의활(의료), 환활(환경), 다문화가정봉사 등 다채로운 분야의 전문적인 활동을 통해 한 개의 동아리가 할 수 없는 수준과 규모의 전국적인 연대활동을 한대련이 보장할 계획이다.

“모든 대학생에게 사랑받는 조직되겠다”

한 대련은 2011년 반값등록금으로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대학생들의 대표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잘못된 정보를 통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 의장은 “대학생들의 이해와 요구를 위해 전면적으로 나서서 활동하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며 “폐쇄적인 그들만의 조직이 아니라 모든 대학생들로부터 사랑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한대련은 반값등록금 투쟁뿐만이 아니라 기성회비 반환 소송, 구룡마을 수해복구 봉사활동, 비정규직 연대활동, 대학생 할인카드 U카드 발급 등을 주도해왔다. 정 의장은 “이같은 성과들의 중심에는 분명히 한대련이 있고 갈수록 한 대련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대련 자체가 대학생들과 넓은 연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족한 점”이라며 트위터 이외에도 페이스북을 개설하여 전국 50만명의 대학생들과 친구를 맺고 소통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홈페이지를 개선하여 더 넓고 깊숙이 학우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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