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국 대학이여! 성찰의 시간을 갖자 ⓶

한국 대학이 학문기관으로서의 중용적 가치와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를 멀리하고 권력집단으로 이동중이다. 특히 대학들은 시장뉴스를 지배하는 이른바 메이저 매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연을 맺어 또 다른 방패와 네트워크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자유주의 20년간 광풍처럼 불어온 권력의 자본화 영향이 대학이라고 비켜가지는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대학들은 <조선> <동아> <중앙> 등은 종합편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수원대 법인은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조선일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50억 원을 투자했다. 또, 고려대 법인은 같은 재단인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에 20억 원을 투자했다.을지대의 을지학원은 채널A와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에 각각 상당액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대는 4개 종편에모두 투자했다. 이러한 내용에 KBS 출신인 최동호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말들이 나돈다. 각사에 1%를 투자해도 30억원의 비용이 드는 셈으로, 대양학원이 4개 종편에 모두 1%씩 출자 했다해도 최대 120억원을 투자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대양학원 관계자는 “정확한 투자액수는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성균관대는 삼성그룹 재단에서 운영하는 관계로 중앙일보와의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성균관대 입장의 우호적인 기사는 좀 더 크게 보도하고, 불리한 기사는 아예 보도도 하지 않는 왜곡된 형태를 노골적으로 띤다.

조선일보 명예회장으로 있는방우영 연세대 이사장 관계로 조선일보는연세대, 동아일보는 같은재단인고려대를, 중앙일보는 성균관대라는 공식으로언론권력과 대학이 스크럼을 짜고 있는 형국이다.

동아일보는 고려대와 깊은 관게가 돼 있어 결국 연세대-조선일보, 고려대-동아일보, 성균관대-중앙일보식으로 정확한 분할이 이뤄져 있는 셈이다. 또한 가천대 재단 이길녀 이사장은 경인일보를 인수해 회장직을 맡고 있다.

포스텍 등은 500억원이라는 거액을 부산상호저축은행에 예탁을 했다. 정치적 영향력 힘에 벗어날 수 없는 대학의 아쉬운 몸부림이었지만 그동안 대학이 저질러온 자업자득일지도 모른다.

조·중·동의 무소불위한 힘의 원천과 배경은 무엇인가? 바로 권력(power)과 영향력(influence)을 독점한 네트워크(network)다. 이 네트워크에 대학이 숟가락 하나를 얹혀놓았다. 같은 권력잡단속에서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세력은 한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지연과 학연은 제쳐두고 이제는 혈연, 즉 혼맥으로 똘똘 뭉쳐있다.

어떤 사회가 덜 사악한 사회가 되려면, 두 가지 중요한 가치와 수단에서 독점이 허용돼서는 안된다. 그래서 정치권력(political power)은 3권분립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 '영향력(influence)의 3권분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헌법상으로는 3권분립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입법, 사법, 행정에 종사하는 고위층들, 즉 상당수 국회의원, 대통령, 장관, 고위관료, 검사, 판사, 변호사 등이 혼맥으로 밀접하게 얽혀있다. 위험수준을 넘어섰다.

영향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일반적으로 돈(money), 권력, 명예(권위) 등에서 나온다. 돈을 가진 재벌,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정치인과 국회의원들, 명예를 먹고 사는 사학재단 등을 운영하는 자들이 한통속이다. 글자 그대로 '또 하나의 가족'이 돈, 권력, 명예 등 모든 것들을 쥐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가세한다. 조중동을 비롯한 족벌사주들이 이 무시무시한 혼맥이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니 그 중심에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무시무시한 중앙일보 홍석현의 혼맥

<중앙> 사주부터 보자. <중앙> 홍석현(1949년생) 회장의 매형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건희-홍라희(1945년생) 부부의 둘째 사위가 고려대학교 재단 이사장 겸 <동아일보> 사장 김재호(1964년생)의 동생 김재열(1968년생) 제일모직 부사장이다. 김재열과 손위 처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중학교 동기동창이다.

홍석현 회장의 장인, 즉 부인 신연균(1953년생)씨의 친정아버지가 신직수(1927~2001)씨다. 그는 우리 헌정사에서 다시 보기 어려운 기록을 갖고 있다.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중앙정보부장 자리를 모두 거친 유일한 사람이다. 검찰총장직을 무려 8년 이상 지낸 것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 전에는 중앙정보부 2인자, 즉 중앙정보부 차장을 지냈다. 신직수 전 중앙정보부장의 두 아들 중 한사람은 미국에서 27홀 규모의 대형 골프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조성 혹은 매입 자금의 원천에 대해 우리 언론은 관심을 가지거나 추적 보도한 적이 없다.

홍석현의 2남 1녀 중 장남인 홍정도(1977년생)씨는 현재 <중앙일보> 부사장이다. 그의 장인은 윤재륜 서울공대 재료공학과 교수이고, 홍정도의 처 조부는 성보문화재단과 유화증권 등을 설립한 재벌 못지않은 부를 가진 윤장섭(1922년생) 이사장이다.

홍정도의 여동생 홍정현(1980년생)의 시아버지가 허광수(1946년생)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고, 허광수 회장의 둘째형이 허동수(1943년생) GS-칼텍스 회장이고, 사촌동생이 전경련 회장이자 GS그룹 회장인 허창수(1948년생)씨다. 허광수 회장의 아랫동서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6남 정몽준(1951년생)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다.

허광수 회장의 딸 허유정(1974년생)이 방상훈(1948년생) <조선일보> 사장의 2남 중 장남인 방준오 <조선> 미래전략팀장의 부인이다. 방상훈 사장과 홍석현 회장은 허광수 회장을 매개로 사돈이다. 홍정욱(1970년생)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방준오 팀장의 사촌동서이고 정몽준 의원이 처이모부다.

허광수, 정몽준 회장의 장인은 외무부에서 'DJ사단'을 거느리고 있던 김동조(1918~2004) 전 외무부장관이다. 그는 주미, 주일대사도 거쳤다. 그를 따르던 후배 외교관 중에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있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멘토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는 홍석현의 여동생 홍라영(1960년생)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의 시아버지다.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둘째 며느리가 정다미(1961년생)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인데, 그녀의 작은 아버지가 바로 이병철 회장의 5녀 이명희(1943년생) 신세계그룹 회장의 남편 정재은(1939년생) 신세계 명예회장이다. 정 교수의 부친 정재덕(1931~2004)씨는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과 신세계 고문을 지낸 바 있다.

홍석현 회장의 첫째동생 홍석조(1953년생) 전 광주고검장은 현재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이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우리나라 24시 편의점 회사 중 점포수가 가장 많다. MBC 이상호 기자의 X-파일 보도 당시 후배 검사들에게 삼성의 뇌물성 떡값을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이를 부인하며 광주고검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의 부인은 1970년대 강남개발과 지하철 건설 등으로 유명한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조카딸이다.

홍석현의 둘째 동생 홍석준(1954년생)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다. 홍석현 회장의 형제들은 몇년 전 보광창업투자를 통해 제대혈 회사인 메디포스트에 투자해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석준씨는 보광창업투자를 맡기 전에는 삼성SDI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홍석현 회장의 막내 남동생 홍석규(1956년생)는 외교관으로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한 후 기획조사과장을 끝으로 외무부를 떠난 뒤 지금은 (주)보광의 회장으로 보광그룹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평창에 있는 보광휘닉스파크 등의 시설에서 스키경기 등이 열리게 된다.

사학재단들과 밀접한 조선일보 사주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사진 왼쪽)가족의 혼맥도 장난이 아니다. 방상훈 사장의 부인 윤순명(1946년생)씨의 8촌 할아버지가 윤보선 전 대통령이다. 방 사장의 손아래 동서가 신희철(1947년생) 서울대 산부인과 교수다. 방상훈의 차남 방정오의 장인은 이인수(1952년생) 전 수원대 총장으로 수원대학 설립자 이종욱(1921~2009)의 차남이다. 이 가족은 사학재단을 운영하면서 2개의 골프장을 갖고 있다.

방상훈 사장의 작은 아버지 방우영(1928년생) 조선일보 명예회장은 3녀 1남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녀 방혜성(1961년생)의 남편이 서성환 태평양그룹 창업주의 장남 서영배(1956년생) 태평양개발 회장이다. 방혜성은 성덕여중 등을 운영하는 태평양학원의 이사다.

방 명예회장의 차녀 방윤미의 시아버지가 9대 유정회 국회의원을 지낸 김도창(1922-2005) 전 법제처장이다. 3녀 방혜신의 남편이 정연욱(1962년생) 경남에너지 사장이고, 시아버지가 국회 외무위원장을 지낸 정재문(1936년생) 대양산업 회장이고, 정재문 회장의 부친이 7선의원을 지낸 정해영(1915-2005) 전 국회 부의장이다.

방우영 명예회장의 외동아들 방성훈(1973년생)은 현재 스포츠조선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있는데, 그의 장인이 영풍그룹 공동창업주 최기호(1908~1980)씨의 3남 최창근(1947년생) 고려아연 회장이다.

방우영 명예회장의 손아래 동서 중의 한사람이 민정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임철순(1937년생) 전 중앙대 총장이다. 임 전 총장은 이승만 정부에서 상공장관을 지낸 임영신 여사의 양자다.

방 명예회장의 막내동서 민광기(1947년생)씨는 한일강제합병 공로로 자작 작위를 받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민영휘(1862~1935)의 증손자다. 민영휘의 차남 민대식(1882~1951)도 일제 때 총독부에 국방금품을 헌납한 사실 등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민대식의 차남 민병도(1916~2006)씨는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고, 출판사 을유문화사를 공동으로 설립했고, 휴양지 남이섬도 개발한 바 있다.

방우영 명예회장의 세 여동생 중 막내가 방선영(1938년생)인데 그녀의 시아버지가 숭실대 이사장과 총장을 지낸 김형남(1905~1978) 일신방직 창업주이고, 남편 김창호(1935년생)는 숭실대 이사장에 이어 일신방직 미주지사를 담당하고 있다. 차남 김영호(1944년생)도 숭실대 재단이사장에 이어 일신방직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또 삼성문화재단 이사도 지낸 바 있다.

방우영 명예회장은 연세대 이사장을 오랫동안 맡고 있고, 방상훈 사장은 숭문고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렇듯 조선일보 사주들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나 관계가 있는 사학재단이 한 두개가 아니다. <조선일보>가 전교조 문제만 나오면 게거품을 물 듯 전교조 비판과 공격에 열을 올리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반면, 하루가 멀다하고 사학비리가 터져도 조선일보가 전교조와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들이대는 비판의 잣대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것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 동아일보 역대 사주 왼쪽부터 동아일보 창업주인 인촌 김성수, 김상만

전 명예회장, 김병관 전 명예회장, 그리고 김재호 사장.

김앤장 대표, 전경련 회장과 연결되는 김재호 고려대 재단 이사장 혼맥

▲ 동아일보 역대 사주 왼쪽부터 동아일보 창업주인 인촌 김성수, 김상만 전 명예회장, 김병관 전 명예회장, 그리고 김재호 사장.

마지막으로 고려대 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동아일보 사장) 가족을 보자. 김재호 이사장의 증조부가 <동아일보>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1891~1955) 부통령이다. 김 이사장의 장인은 이한동(1934년생) 전 국무총리이고 손윗동서가 허태수(1957년생)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다. 허 사장의 큰형이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자 GS그룹 회장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대 재벌 감정을 모르지 않을 텐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보기에 따라서는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는 배짱(?)도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와 혼맥(네트워크)을 보면 정치권력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사돈이 바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김영무 대표 변호사다. 김영무 대표의 장남 김현주(1972년생)씨가 바로 허창수 회장의 사위다. 김영무 대표의 장녀 김선희(1974년생)씨의 남편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둘째동생 정몽우(1945~1990) 전 현대알루미늄 대표의 차남 정문선 비앤지스틸 상무다.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가 김선희씨의 아랫동서다. 손윗동서는 구자엽(1950년생) LS산전 회장의 장녀 구은희(1976년생)씨다. 구자엽 회장의 부친이 구태회(1923년생) 전 국회 부의장이고 큰아버지가 구인회(1907~1969) LG그룹 창업주다.

김재호 이사장의 작은 할아버지 김상기(1918년생) 전 <동아일보> 회장의 장남이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수석에서 물러나 현재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병국(1959년생) 고려대 교수다. 김성수 부통령의 9남 4녀 중 5남 김상오(1924년생)의 장남이 금년에 고려대 총장이 된 김병철(1949년생) 고려대 교수다.

김재호 사장의 증조부 김성수 부통령의 동생이자 삼양그룹 창업주인 김연수(1896~1979)씨는 슬하에 7남 6녀를 두었다. 이 가족들이 소유, 지배, 경영하고 있는 기업들과 혼맥까지 감안하면 <동아> 김재호 사장의 배경도 <중앙>의 홍석현 회장이나 <조선>의 방상훈 사장 못지 않다.

이제 조중동 등 족벌언론과 사주들은 권력을 비판하는 감시자가 아니라 권력 그 자체이자 권력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되었다. 그들이 지상파 방송과 다를 바 없는 종합편성채널을 송출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그래서 이땅의 언론은 죽었다고 하는 것이다.

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한국 사회는 대단한 '위험사회'다. 권력과 재벌을 비판, 감시해야 할 언론과 중립적 위치에서 합리적 진실성을 공급해야하는 대학이 시간이 갈수록 밀착이 돼 스스로 권력이 되어 사익추구에만 몰두할 때 한국 사회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대학은 첨예한 자본주의 속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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