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연봉 홍콩과기대 - 교수 80% 세계 20위권大 출신

조선일보와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인 영국의 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한 '2012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최상위권에 든 대학들은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홍콩과기대(2009년 4위→2012년 1위)·싱가포르국립대(10위→2위)·서울대(8위→4위) 등 3개 대학은 ①국적·인종 안 따지고 우수한 교수를 데려오고 ②연공서열 대신 실적에 따라 교수를 관리하고 ③국제화 지표를 끌어올렸다.

◇홍콩과기대 "최고라면 모셔온다"

"최고의 교수들로 시작해야 한다. 최고만이 또 다른 최고를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우 치아웨이 홍콩과기대 초대 총장) 홍콩과기대는 1991년 개교 당시부터 우수 교수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 기금을 주고 전체 교수 80%를 하버드·프린스턴·칼텍 등 세계 랭킹 24위 이내 대학 출신이거나 그 대학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교수들로 채웠다. 연구력을 입증받아야 이른 시간 내에 명문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동시에 전액 장학금을 주면서 중국 본토 최고의 수재들을 끌어모았다.

중국 최고 대학인 베이징대는 아시아대학평가에서 3년 연속 순위가 하락하다 올해 6위로 뛰어올랐다. 교수들의 연구 역량을 높이고, 국제화에 힘쓴 덕분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베이징대 졸업식 모습. /corbis토픽이미지 ◇싱가포르국립대 "연봉 깎는다"

싱가포르국립대는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연구예산을 3배 이상 늘렸다(1997년 8950만달러→2007년 3억2100만 달러). 국적·인종 따지지 않고 해외 교수들을 스카우트했다. 외환위기 때만 해도 전체 교원 61%가 싱가포르 출신이었지만, 2005년에는 과반수(52%)가 외국인이었다. 일단 뽑고 나면 실적대로 대우했다. 실적이 좋으면 파격적인 보너스를 주고, 실적이 나쁘면 기본급도 깎았다.

◇서울대 "노벨상 수상자 모셔온다"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 결과에 서울대는 고무된 분위기다. 우수한 해외 연구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교수평가를 강화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관계자는 "법인화 덕분에 앞으로 우수한 교수를 채용하는 데 1인당 최고 15억원까지 쓸 수 있게 됐다"면서 "당장 올 2학기부터 노벨상 수상자 3명을 모셔온다"고 했다.

◇베이징대 "발벗고 따라간다"

베이징대는 2009년부터 3년 연속 랭킹이 떨어졌다(10위→12위→13위). 위기감을 느낀 베이징대는 국제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불과 1년 만에 외국인 교원 비율(73위→24위)과 외국인 학생 비율(51위→29위)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왕단 베이징대 한국어과 학과장은 "과거에는 저절로 훌륭한 학생들이 온다'고 여겼지만, 요즘은 인재를 미국·홍콩 등에 뺏긴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했다.

◇절치부심하는 도쿄대

교원 1인당 논문 발표 편수, 피인용 횟수, 졸업생 평판에서 도쿄대는 여전히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역대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19명 중 7명이 도쿄대를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랭킹이 떨어지는 건 국제화가 부진해서다. 이런 판세를 뒤집기 위해 하마다 준이치 도쿄대 총장은 "미국·유럽 학제에 맞춰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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