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한민국은 ‘대학’이슈로 뜨겁습니다. 한국은 고교졸업생의 81%가 대학을 진학하는 나라로 OECD 가입국 중 1위의 기록입니다. 이는 단지 교율열이 뜨거워서 만큼은 아닙니다. 한국사회에서 ‘대학’이 가진 사회적 비중이나 무게감이 그만큼 크다는 뚯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서열화된 대학체제는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사교육과 과열된 입시경쟁으로, 대학생들에게는 OECD 기준 평균보다 낮은 질의 대학교육과 비싼 등록금으로, 사회 전반적으로는 학벌로 인해 일자리 진입경쟁에서 부당한 차별을 낳는 등 전국민적인 고통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대한 만연한 문제의식이 사회전반에 공감되어 있지만 정부와 국회의원들을 비롯해서 어떤 교육 전문가도 전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학교육의 최종수혜자인 국민들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와글와글에서는 캠퍼스의 청년들이 숨쉬고 성장하는 ‘대학'을 변화시키자는 새로운 국민캠페인을 소개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좋은교사운동, 청어람아카데가 함께 여는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 (www.peoplechange.kr)이 시작된 배경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의 나라, 대한민국.


한국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은 이제 비싼 교육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달려가야함을 의미합니다. 학문과 진리를 추구하는 전당이라고 해서 대학을 ‘상아탑'이라고 비유합니다만, 한국에서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소를 팔아서라도 대학 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우골탑'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연간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맞아 빚을 내지 않고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싸서’ 부모 등골 빼는 ‘모골탑'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OECD 가입국 중에서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 등록금이 높다고 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국민부담이 제일 높은 곳은 한국입니다. (미국/캐나다 국민소득의 1/10, 한국은 1/3의 부담으로 평가)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물가가 3배정도 오른데 비해 대학 등록금은 13배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1970년대 대비 국공립대 1244%, 사립대 1460%) 지난 5월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서 수만명의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며 ‘반값등록금'을 부르짖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학 등록금이 이렇게 비싸지게 된 데에는 근본적으로 대학이 ‘자율'이라는 명분아래 시장논리로 운영된 배경이 있습니다. 한국은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비율의 2:8 정도로 다른 선진국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사립대의 비율이 높은 상황입니다. 해방이후 국민들의 폭발적인 교육열을 국공립대학보다는 사립대학 유치를 통해 해결해왔고, 이 과정에서 교육의 필요한 비용의 대부분을 학부모와 대학생들에게 넘기는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했고 이는 지난 60년간 우리나라 대학등록금 정책의 뼈대를 이뤄왔습니다. 90년대 ‘대학자율화'의 바람을 타고 사립대학이 우후죽순 생기며 고교졸업생 80% 이라는 엄청난 수요를 형성하며 ‘고등록금 정책' 을 견고하게 유지해 온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대학을 거치지 않고서는 ‘삶의 질'을 보장 받을 수 없게 된 한국사회에서 대학은 학생들의 ‘삶'을 저울질해야만 하는 공포스러운 관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대학교육의 공적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요?


최근 유쾌한 해학과 고급정보로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나는꼼수다>의 6번째 팟캐스트에는 대학등록금을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교육위 간사였던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반값등록금도 물가가 오르면 비싸지기 일반이다"라며 대학 등록금을 일정 금액으로 한정하는 “상한제"를 적용하고 “후불제” (졸업 후 일정조건의 취업을 이뤘을 때 상환하는 정책, 기본적으로 높은 이자의 현행의 학자금과는 달리 무이자 또는 저금리 조건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실행하는 차등부과제) 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대학교육을 유럽의 선진국과 같이 ‘시장논리'가 아닌 ‘공적책임'의 영역으로 봐야한다는 시선과 맞닿아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사회의 구성원들이 고등교육으로 질 좋은 교육을 받고 성장한다면 이는 곧 국가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국민들의 대학교육까지 공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입장으로 교육정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주요국가들이 OECD가 기준하는 평균 연 1500달러 이하의 ‘저등록금' 정책이나 혹은 ‘무상(의무) 대학교육'을 고집스럽게 시행하는 이유도 그러한 철학에 기초합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공적으로 ‘고등교육'(대학, 전문대학 등)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부예산도 다른 복지나 교육예산에 비해 아주 협소한 수준입니다. 대학재정구성 부분만 따져보아도 미국의 경우 정부, 대학, 기업과 사회가 주축을 이루고 학생부담은 26%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한국은 국고보조금, 법인전입금, 기부금 모두 제외하고 65% 예산을 학생들에게 의존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입법화해 전체 등록금 15조 규모에 장학금 3-4조를 뺀 12조 중 절반인 6조의 재원을 확보하고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라고 대학생, 시민단체들이 외치고 있지만 정치 논리는 그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단단한 철학도 고집스런 주체도 부재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등록금이 이렇게 비싼만큼 ‘제 값'을 하고 있는가 ‘교육의 질’ 영역을 따지고 보면 더 충격적인 현실을 직면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대학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32.7명이고 이는 OECD 15.8명의 2배 정도나 되는 통계입니다. 이는 대학재정을 충당할 학생들은 많이 뽑아도 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수 및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균등하게 채용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학 도서관 평균 장서 수 56만권 정도인데 이는 북미지역 대학평균 442만권의 1/8도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아주 기본적인 단위에서만 살펴봐도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낮은 질의 교육을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최근 감사원에서 사립대학 35군데를 시범 감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운용은 말할 수 없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지출을 늘리고 수입을 적게 잡는 소위 ‘꼼수운영'으로 매년 6500억원이 넘는 등록금을 더 받아온 흔적이 이들 대학에게서 적발되는 등 제대로된 교육 및 운영을 하지 못하는 학교들이 있어 시정 요구 또는 ‘부실대학'으로 선정 퇴출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감사 시도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으며 대학의 제대로된 공적 평가가 없었다는 것이 더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학생들의 고통은 높은 등록금과 낮은 교육의 질 문제만으로 머물지 않습니다. 제대로된 인적평가가 불가능한 한국의 채용시장은 ‘학벌' 중심의 서열화된 대학체제를 강화시켰고, 진로와 적성에 맞는 전공선택이 아닌 ‘취업률을 높이는 장'으로 학문의 가치를 전락시켰습니다. 학문의 장으로서 대학의 철학을 뒷받침하는 기초학문은 학생들의 외면 인기학과에 밀려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고, 각종 자격증과 자기계발 프로그램 등을 기반으로 기업형 인재를 낳는 획일화된 교육이 대학을 주름잡고 있습니다. 이는 일부 산업으로의 과열된 채용경쟁으로 이어지고 대학 졸업후 청년실업률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입시경쟁을 비합리적으로 강화시키고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에게도 획일화된 입시사교육 풍토를 잇는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인재를 고르게 채용하고 배치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낳는데다가 국민의식을 과열된 시장논리에 맡기는 불합리성을 조장하는 중심에 대학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이러한 방식으로 대학을 방치한다면 한국사회는 건설적인 미래를 희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진로와 적성에 맞는, 가고 싶은 대학 100개가 생긴다면?


대학은 단순히 ‘시장논리'로 인재들을 ‘선발과 배제'하는 관문이 아닙니다. 한 사회의 교육철학, 인재육성방향, 경제구조, 학문과 국가경쟁력의 전부야가 고르게 녹아진 공공의 목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길을 펼칠 수 있도록 적성과 진로에 맞는 최적화된 고등교육이 제공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정부가 단순히 교육예산을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투자'하고 공적인 교육의 가이드라인을 대학들로부터 이끌어낸다면 상황은 훨씬 건설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유럽의 ‘볼로냐 프로젝트'처럼 정부책임형 혁신대학들이 100개 정도 만들어지면 새로운 대학체제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대학을 대학원중심/ 학부중심/ 전문직업중심 세가지 유형화해서 진로에 맞는 학제를 재편성한다면 현재의 대학서열체제가 한결 유연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권역별 혁신대학 간에 공동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노동시장과 연계한다면 지역인재를 고르게 육성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낮은 등록금으로 적성에 맞는 좋은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서 진로에 있어 훨씬 풍부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www.peoplechange.kr ‘혁신대학 100Plan 정책’ 동영상 및 자료 참고)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새로운 대학체제를 상상하고 희망하는 국민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입니다. 국민들이 직접 대학을 새롭게 하는 운동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변화의 생명력은 견고한 대학들과 소극적인 정부가 아닌 대학의 최종 수혜자인 국민들에게서 나올 것입니다. 그간 교육과 사회실천 영역에서 열심히 활약해온 5개단체가 이 캠페인을 제안했습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좋은교사운동, 청어람아카데미) 방대한 범위의 대학문제를 40차례의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내용을 정리하고, ‘혁신대학 100플랜’이라는 경쟁력 있는 시안도 만들어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시동을 걸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기초자료 위에 현 대학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대표불만을 모아서 공유하고, 전국의 주요도시에서 ‘국민 공모제’를 열어 국민이 창안하는 기획들을 펼칠 것입니다.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 확정된 시안으로 ‘전국민 설명 운동’을 이어가고,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는 ‘입법청원운동’으로 실제적 정책을 촉구하려 합니다.


대학을 바꾸는 ‘스토리 플랫폼’ 무브먼트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 팀의 정책자료는 ‘완성된 시안'이 아닌 하나의 상상력이자 아이디어입니다. 이 기초자료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대대적인 평가와 의견이 붙여지고 수정되는 긴 호흡의 과정을 진행하려 합니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수많은 논의를 효율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좋은 방법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온라인 상에서 대대적으로 국민들의 목소리가 시각화 될 수 있도록 ‘아카이브'를 구축할 것입니다. 다양한 참여자들의 스토리를 빌딩해서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스토리 플랫폼' 캠페인이 곳곳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운동에는 ‘대학플랜A’라는 행동그룹이 있고, 관심있는 개인과 단체가 네트워크를 이루며 다채로운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팅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재미난 영상으로 유쾌하게 또 어떤 그룹은 아카데미를 열어서 체계적으로 또 어떤 이들은 TED같은 행사를 기획해서 전국적으로 대학에 대한 불만과 대안을 소리치게 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대학문제, 무겁고 막막해보이지만 의외로 재밌고 유쾌하게 풀려갈 수도 있습니다. 지루할 틈이 없을 것입니다. 가슴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고, 함께 울고 웃을 유쾌한 대안들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질 것입니다. 청소년부터 대학생, 학부모와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갈증 하는 ‘참된 교육’과 ‘공정한 사회구현’을 위한 각성이 일어날 것입니다. 주인의식을 갖은 전국민이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시민문화가 펼쳐질 것입니다. 대학 체제 개혁운동은 그러한 의미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변화의 포인트입니다. “대학, 이젠 국민이 바꿔요”캠페인에 지금 참여해주세요.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기를 희망합니다.


[박스] 전국의 캠퍼스 단체와 함께하고 싶은 ‘스토리 플랫폼’

1) 대학플랜A 지역코디네이터를 모집합니다. 개인이나 단체로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 TED와 같이 10분정도 대학생, 학부모, 청소년들이 ‘대학'에 대한 상상과 변화를 희망하는 프리젠테이션 파티, 마인드맵을 기초로한 월드카페, 나는가수다와 같이 국민평가를 듣는 불만콘서트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캠퍼스에서 울림있는 모임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대학플랜 A 지역코디네이터로 동참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www.peoplechange.kr 에서 참여를 신청해주세요. 자세한 안내는 블로그와 메일을 통해 개별연락 드리겠습니다.


2) 페이스북 페이지를 애용해주세요!

>> 국민이 설계하는 대학은 전문가들의 ‘정책운동'과 일반 관심자의 ‘대중운동'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꼼꼼하게 다루는 토론자료부터 유쾌한 짤방(사진과 그림으로 재밌게 표현하는)까지 다양한 컨텐츠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peoplechange.kr)를 통해 공유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페이지에 오셔서 ‘좋아요' 한번 눌러주시고 대학 이슈 관련된 좋은 자료를 발견하시면 그 공간에 공유해주세요!


[참여 및 문의] 담당자 : 정수현 (대학플랜A 코디네이터)

공식블로그 : www.peoplechange.kr / 공식메일 : peoplechange.kr@gmail.com / 전화 : 02-797-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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