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은 어떤 곳이 되기를 희망하는지 고민해야

대학에 저항하라/마이클 베일리 외 14인(시드페이퍼·1만2000원)

2010년 11월 10일 영국에서 등록금 인상 및 대학 보조금 삭감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이를 기점으로 유럽 각지의 대학에선 진정한 대학의 모습을 찾기 위한 저항운동이 시작됐다.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대학은 시장으로 변했고, 학생은 소비자로, 대학 교수들의 연구물은 생산품으로 취급받게 됐다. 등록금 인상으로 ‘예비 빚쟁이’가 된 학생들은 빚을 갚기 위해 돈을 잘 버는 직업과 유관한 전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기술을 익히는 근시안적 미래를 위한 직업학교로 변모해 버린 대학에서 ‘기업의 부속품’이 될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 그들에게 영국의 진보석학 15명은 “등록금 인하에만 목표를 두지 말고 대학이 직업이 아닌 삶을 위한 공간임을 깨닫고, 대학을 나온 지식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들은 한국어판에 부쳐 “한국의 대학이 어떤 곳이 되어가기를 바라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해마다 4년제 대학, 전문대학 등에 대한 졸업자 취업통계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기준으로 대학을 줄 세우는 현실에서 저자들의 충고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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