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대학∙영남이공대학 등 효과‘톡톡’… 4년제에만 치중된 예산 지원 절실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대학에서도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 전문대학은 2010년도 5개 대학을 시작으로 2011년도 13개, 2012년도 21개까지 늘어나 총 1591명을 모집했다.

다가올 2013년도 전형에서는 경남정보대학, 경복대학, 계문문화대학, 공주영상대학, 구미1대학, 국제대학, 군장대학, 대경대학, 대구보건대학, 백석문화대학, 서영대학, 신성대학, 안양과학대학, 영남이공대학, 영진전문대학, 울산과학대학, 원광보건대학, 재능대학, 전주비전대학, 제주관광대학,창원전문대학, 한림성심대학, 혜전대학 등 총 23개의 대학(2098명 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대학은 입학사정관제에 관해 관심을 갖고 그 취지를 살리려는 분위기지만 일반 4년제 대학들의입학사정관제만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을 뿐이다.

2011학년도 입학사정관 지원 사업에서 60개의 일반 4년제 대학이 325억원을 지원받았다. 반면 전문대학은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이도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학생을 선발해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일반 고교 교사들도 전문대보다는 4년제 대학의 입학사정관제에 더욱 매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전문대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정보를 접하지 못해 등한시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전문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고 이를 홍보하는데는 입학사정관제가 전문대학의 학생선발에 부합하는 면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재능대 이승후 평생교육원장은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취지는 공교육의 활성화와 사교육비 절감,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보장 등과 함께 학벌과 학력보다 인성과 창의성, 실무경력을 중시하는 산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측면이 크다”면서 “곧 공부 잘 하는 학생만 국가의 인재가 아니라 화려한 기업체에서 일하는 사람과 더불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도 국가의 인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일반대학과는 달리 학생들의 진로적성과 발전 가능성 위주로 평가하는 전문대학이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훨씬 더 잘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학생 개인의 능력보다는 그 배경이나 사교육에 의해 성적이 좌우되는 현실에서 전문대학의 입학사정관제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이승후원장은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생활형편은 일반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어렵다”면서 “전문대학 입학사정관제는 잠재력은 있으나 이것을 제대로 발현시킬 기회조차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전문직업인으로서 성공적인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2학년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 대학을 살펴보면 경복대학은 ‘KB글로벌인재육성전형’을 통해 71명을 선발했다. 올해 처음 시도한 전형이라 1.23:1에 불과한 경쟁률이었지만 학생의 직업적 잠재력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학교 측은 대체로 만족해하고 있다.

안승현 홍보팀장은 “우수한 학생만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도입하지 않았을 전형이었다”면서 “성적을 배제하고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 팀장은 “많은 수험생들이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에서조차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대 입학사정관제는 진로를 정하고 그 진로에 맞춰 전문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정부의 지원이 없고 학교 재정만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운영과정에 다소 마찰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2012학년도‘TK Different Value 전형’을 통해 86명의 학생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 대경대학은 2013년도에는 383명을 입학사정관제로 확대∙선발할 계획이다.

성용환 입학팀장은 “학생의 끼를 중심으로 선발하기 위한 전형인 만큼 심층면접이 이루어졌다”면서 “아무래도 면접을 통해 선발하니 합격자의 등록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성 팀장은 “직업교육이 중심이 되다보니 입학사정관제가 더 적절한 학생 선발과정인 것 같아 2013년에는 선발인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좋은 자원을 선발하려는 것이 최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적인 학과별 위원 위촉이 어렵고, 면접관을 외부인력으로 모집하다보니 경비가 많이 드는 등 어려움이 있어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영남이공대학은 100명의 학생을 2012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창의인재선발전형’으로 선발했다.

이 학교는 최저학력기준을 고교 내신 6등급으로 설정하고, 기준 이상자 중에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참조하여 면접 100%로 선발했다. 합격자에게는 입학 학기 100만원의 장학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강렬 입학팀장은 “입학사정관을 위촉함에 있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입학사정관을 채용하기어려워 일선 교사나 산업체 인사 등을 임시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 학교의 경우 현직 고교 교사를 위주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재능대 이승후 평생교육원장은 “정말로 입학사정관제를 제대로 운영해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를 정착시킬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있는 전문대학에도 마땅히 관심을 표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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