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과부는 현행 고등학교 석차 9등급제 상대평가를 개선하여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평가는 성취평가제 형태의 절대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절대평가제 도입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으로 본다.

절대평가제는 교육학적으로도 옳은 방향이며 교과부가 주장하는 고교 교육과정의 다양화 방향과도 들어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평가제 실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우선 내신 무력화 현상이 급속도로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내신 반영 비율을 줄이려고 부단히도 노력해왔다. 이 상황에서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대학입시에서 내신은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이 자명하다. 내신이 사라진 빈자리는 수능과 논술, 대학별 고사가 더 크게 자리를 차자할 것이 확실하다.

현행 교육 환경에서는100%라고 단언하는게 옳겠다.


이런 파행은 고교의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따라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는것이 아니라 수능 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이더 단순화되고 논술과 대학별 고사 준비만을 위해 몇 과목에 대한 심화수업 중심의 절뚝발이 학교수업이 진행될 것은 그동안 많은 학습을 통해 배웠다.


고교 서열화 분위기에선 부작용 우려
더욱이 특목고와 자사고 등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상위에 있는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중학교와 초등학교 단위에서의 입시 경쟁과 사교육 증가를 동시에 부채질하게 될 것이고 그 동안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대평가내신 체제가 제거 됐으니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일수록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과목 개설과 심화반 개설 등에 난리를 피우는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진다.


그렇다고 현재 상대평가 형태 내신체제가 옳다거나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고교내신은 절대평가 체제로 가는 것이 당연히 옳다. 그러나 이러한 절대평가 체제가 고교 교육의 변화를 가져오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와 같은 성적에 의해 고교를 한줄로 세우는 고교 서열화 정책 추진을 멈추고, 진정한 의미의 고교 다양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고교 서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대평가는 내신 무력화만 부르는 개념 없는 정책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대학들이 학생 선발에 있어서 각 전공 영역과 관련한 과목을 고등학교 단위에서 선 이수한 학생을 우대하는 입시 정책을 쓰고, 또 고교 수업 시간에 교사가 발견한 특기나, 수업 시간에 실제로 공부한 교육과정 내용과 그 수업의 결과물을 꼼꼼하게 보는 체제로 변화해 가야한다.


교과부는 일반계 고등학교에서의 절대평가 도입을 2014학년으로 정하고 2년의 준비 기간을 두었다. 교과부의 절대평가 도입 의도가 내신무력화나 자사고 특목고 키우기가 아니라 고교 교육을 교육의 본질에 맞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 2년 동안 고교서열화 정책을 폐기하고 진정으로 다양화하는 정책 수립과 동시에 대학 입시 체제가 고교의 교육 정상화와 수업의 변화의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바뀌도록 하는 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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