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탈락 대학들,‘ 객관성 결여’항변 … 단계별 제도정비 시급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야심차게 첫 시행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World Class College) 선정 절차의 단계별 지표가 대학들로부터 객관성을 얻지 못해 시행제도에 대한 신뢰성에 큰 손상을 입고 있다.


WCC 선정은 현재 각 전문대학마다 사활을 걸 정도로 최대 빅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태여서 제도의 빠른 미비점 보완은 정책 성패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지적이다.

단계별 평가기준 객관성 결여

대학마다 털어놓는 가장 큰 불만은 1단계 요건평가, 2단계 재정건전성평가, 3단계 기관역량평가, 4단계 고객평가 등 총 4단계로 이루어진 평가에서 2,3,4단계 평가기준과 선발 방식의 애매모호함으로 발생되는‘선정기준의 비객관성’이다.


올해 재정건전성을 평가하는 2단계의 경우 사립대학의 △적정연봉 전임교원비율 △등록금 의존율 △연구학생경비 등 세 가지 항목을 평가해 Pass(통과) 혹은 Fail(탈락)로 28개교를 선정했다. 학교별로 각 항목 산출값을 비교해 하위 10%씩 총 30%를 탈락시켰다.

한 가지 항목이라도 만족시키지 못한 학교는 가차 없이 탈락됐다.

서울 소재 D대학 Y교수는 “재정 건정성을 보려는 2단계 항목은 1단계 지표중 하나인 ‘교육비 환원율’에서 이미 검증된 내용들이다. 심도있게 재정건전성을 보기 위한 방침이라고는 하지만 세 가지 중 한 가지 항목이 충족되지 못해 탈락시켰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2단계의 세 가지 항목을 통합해 평가한 후 커트라인을 정해서 탈락시키는 것이 훨씬 공정한 방법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적정연봉 전임교원비율’항목에서 교원의 최저연봉수준인 3500만원 미만에 해당하는 대학이 한 곳도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이 항목에서 하위 10%를 어떻게 탈락시켰을 지 의문이 간다는 얘기다.


이어 3단계의 경우는 △대학 특성화 수준△취업역량 △산학협력역량 △국제화역량 등 전문대 직업교육의 핵심영역을 평가해 2단계까지 통과한 28개교 중 평가점수가 높은 상위 14개교를 선정한다. 그러나 이 과정이 정량적인 지표 기준으로 무형의 산출물인 교육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측정법이라고설명한다.

“건강보험 기준은 출발선이 다른 100m”항변
이 부문에 대해 예술∙보건∙간호계열 대학들의 불만이 가장 크다.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취업역량 산출을 건강보험DB를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이 계열 대학들은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적인 불만이다.

이에 대해 서울소재 A보건대학 L기획팀 관계자는“우리 학교는 규모대비 해외연수 사업이 활발해 3단계에서 많은 점수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취업률이 약해 탈락됐다”면서“대기발령이나 유지취업률의 비율이 높은 건 보건계열 대학의 공통적인 특성인데 이게 현실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업률을 비교할 경우 다른 선수는 저만치 앞서서 스타트하는 100m와 뭐가 다르냐?”고 항변했다.

실제로 올해 WCC로 선정된 7개 대학 중 공업계열 대학이 절반을 차지했다.

또한 현행 4단계 고객평가는 3단계에서 선정된 대학을 대상으로 해당대학 졸업생이 재직 중인 기업체 대표 또는 인사 담당자에게 10개의 문항을 5개 단계의 척도로 표시하고 100점 만점으로 산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산업체 만족도조사’로 교과부가 외부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시행했으나 ‘어느기관에서 언제, 어떤 방법으로, 왜 시행하는지’도 학교 측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는 신뢰성과 투명성이 떨어지고, 조사 당시의 변수도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경기도 소재 A대학의 K홍보팀장은“4단계에 관한 지침은 전혀 듣질 못했고, 모든 과정의 결과만 통보 받았다”며 “4단계의 경우 기본적인 지침 정도는 알려줬어야 하지 않았냐”며 반문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본교 출신 졸업생이 학교로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리서치 기관인데 설문조사할 게 있다며 답하라고 하는데다가 그리 친절하지도 않은 스타일로 진행하는데 누가 성실히 답변하겠느냐”며 “사전고지 부작용보다 고지를 하지 않아 생기는 파행이 더 크다”고 불만을털어났다.


‘정량 지표’로 교육 성과측정은 큰 무리
이같은 반응에 올해 WCC 선정평가위원회위원으로 참여했던 경기도 소재 S대학의 A교수는 “2단계의 경우 세 가지 항목 중 한 분야의 수치만 월등하게 높아지는 경우 나머지 두 분야의 수치가 낮더라도 평균점수가 높아지게 됨으로 오히려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반발이 제기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A교수는“위원회에서 최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4단계 고객평가를 실시했고 이에관한학교별 지침사항을 공지하지 않은 것은 사전조작 등의 위험이 있기에 비공식적으로 진행한 결과를 표출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교수 역시 정량평가의 한계를 인정하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한 정량평가로 학교별 지표값을 구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WCC가 시작된 첫 해인 만큼 제도상 미흡함은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WCC 선정대학의 사후관리의 필요성과 내년에 있을 2차 WCC선정 준거 및 평가방법에 대한 개선이 제도의 성패에 큰 작용을 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A교수는“WCC선정 대학은 성과관리를 위한 필수 성과지표에 의해 사후 관리가 이루어질 예정으로 1차적인 틀은 구성됐지만 명확한 로드맵이 구성된 단계는 아니라며 신속한 관리 체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WCC 2차 선정 과정에서는 산업 및 직업분야의 특성이나 강점도 고려하여 평가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의 일반성과 다양성간의 조화를 이루는 평가 방법 개선이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소재 H대학의 L교수 역시“선정 기준이 프로그램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기관의 여건 및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 있는 전문대학을 선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소재 A대학의 K홍보팀장은 “내년에도 WCC 선정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지만 교과부에서는 단계별 지표값과 3~4단계 진행과정∙결과를 비공개로 하고 있어 학교 측에서는 어떤 점을 보안∙개선해야전혀 모르고있는상태”라고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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