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분규 직접적 원인 '해 묵은 청년취업’

학점을 놓고 여러 대학에서 분규가 일어나고 있다. 발단은 교육부가 진행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학점관리에 대한 평가항목 배점이 커지면서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성적분포를 상대평가로 돌려 고른 학점분포를 한다는 방침을 급작스럽게 시행하겠다는 데서 발생하고 있다.

분규 일어난 한국외대 A학점이 전체76%

학생들이 법원에 ‘성적평가원칙 변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한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2학기 학기말 시험까지 다 치룬 후에 학교 측에서 성적을 상대평가로 바꾼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학교 측이 이렇게 서두르는 데는 내년 2월부터 대학구조개혁 대학자체 서면평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2014년 2학기부터 엄정한 학점관리를 시행했어야만 평가점수를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에 대한 ‘엄정한 성적 부여 제도 운영’ 배점이 2점에서 3점으로 늘면서 학교측 입장에서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지표가 돼버렸다.

덕성여대 경우도 지난 11월 28일 학칙을 개정해 강좌 수강인원 중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 비중을 30%에서 20%로 줄였다. 그러자 교내 곳곳에 학교 측의 행정 처리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발단은 오래 된 취업난에 있다. 학교 측에서도 취업과정에서 학점이 나쁘면 취업심사 서류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해 본교 출신들이 불리하다는 생각과 취업률이 나빠지면 학교평가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후한 학점을 주는데 학교도 그동안 발 벗고 나섰다. 그러다보니 채용기업에서는 학점을 서류평가에서 형식적으로만 보는 일이 벌어졌다.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되질 못한다는 해석이다.

사실 청년 취업난으로 학점분규가 여러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인 셈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취업과정에서 기업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키(Key)를 쥐고 있는 듯 하다. 서류평가에서 학점평가의 배점을 내리고, 평가항목을 보다 다양히 만들어 실질적인 평가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인재를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학입시에서도 교과전형이 있고, 비교과전형이 있다. 비교과전형은 이른바 입학사정관제다.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보다는 이 학생이 열의와 끼, 잠재력을 보는 것이다. 학점이 좋다고 반드시 유능한 인재라는 등식을 붙이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우리는 모두가 실감하면서 산다. 애플사 스티븐 잡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등은 대표적인 이물이다. 대표적인 기업 CEO들도 창조적 인재의 중요성 더욱 강조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의 매사 정량적인 통치(?)는 한국 교육의 수준을 끌어내리고, 단편적으로 만드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리하기 어려우면 무조건 점수화하는 스타일이다. 점수화를 좋아하는 교육부의 정책개발을 점수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 학점 문제에는 학교도, 학생도 모두 피해자다. 교육부의 학점분포에 대한 평가실시를 늦추는 것도 한 방안이다. 예고제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점수화하는 교육부의 도깨비 방망이 춤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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