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시간강사법 유예기간에 가장 먼저 할 일

박병수 기자l승인2012.11.2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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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시간강사법 1년 유예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돼 있던 법률안은 일단 멈췄다. 목적지까지 달리기에는 이곳저곳 결함투성이 열차라는 것을 미리 발견했다는 면에서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시행하기로 했던 법안이 현장의 목소리와는 너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유예가 끝나는 1년 뒤 법률을 시행하려는 자와 적용 받는 자와의 의견의 간극이 얼마나 좁혀져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자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간강사법의 본래 취지는 교원으로서 지위를 보장해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환경조성은 국회의원이 만들지언정 법안의 대상자는 시간강사들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은 이 법률안이 입법화되고 지난 2011년 12월 본회의에서 통과, 지난 8월 교육과학기술부 시간강사 대학교원에 포함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시행 반대를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교육당국과 정부 여당은 그 목소리를 외면한 채 순서대로 절차를 밟아오면서 모르쇠로 일관해 온 게 사실이다. 실제 당사자들이 그렇게 반대함에도 굳이 시행하려는 의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밥을 주는 게 옳다. 아무리 질 좋은 커피라고 하더라도 커피는 밥을 먹은 다음에 마시는 게 순서다. 지금 시간강사 당사자들이 배가 고프다하면 빨리 밥을 지워 주려는 정성과 어떤 반찬이 먹고 싶은지를 묻는 자상함이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과부가 진행해 온 태도는 너무나도 일방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시간강사의 현안을 해결하려 만드는 법률안이라면 시간강사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를 물으면 된다. 그런데 수박 겉핧기 식으로 대충이다. 더구나 강렬히 반대를 하면 왜 반대를 하는지 귀를 기울이면 된다. 그러나 들으려 하지 않거나, 설득이나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말해왔다. 누구를 위해 제정하려던 법인가. 현재 시간강사법 제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교육 당국의 자세다. 시간강사들에게 휩싸인 현안을 풀려는 의지가 정말 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강사들이 주장하는 이번 법률안의 개악성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개악이 개선으로 옮아가려면 가장 먼저 교과부가 시간강사의 문제해결 의지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반성해야 한다. 다음은 여당 의원들에게 고한다. 이번 유예 합의를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러나 혹여, 8만 여명의 시간강사가 순간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유권자로 보여 마지못해 한 것이 아니기를, 정녕 기우이기를 바란다.

‘시간강사’, ‘비정규교수’ 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분명 이 시대, 이 사회의 약자로 돼 있다. 그 이유는 남들보다 적게 공부하지 하지 않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또한 그동안 그들은 희생할 만큼 했다. 심지어는 더 이상 비전이 보이지 않아 목숨마저 내던졌다. 죄라면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교수가 되려 했다는 그 희망이 죄다. 더구나 시간강사로 남은 이들은 빽 없고, 돈 없는 자들이다. 자신의 모교에서 18년간 시간강사를 했음에도 시간당 강사료 인상은 1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대학학부를 다녔고, 석·박사를 모교에서 받았고 20년 가깝게 강의를 했으니 그의 인생에 절반 이상을 한 대학에서 보냈다. 그럼에도 아무런 예고 없이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마저도 해고되는 신분이 현재 한국의 시간강사들이다.

유예기간 1년 동안에 가장 먼저 해야 할 내용이 대체입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흥정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 우선 시간강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내용부터 그냥 듣는 것이 옳다. 그래야 1년 뒤 또 유예하는 일이 없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서 8만 여명의 사회적 약자로만 남아있는 시간강사를 진정한 교원으로 맞이할 수 있다. 약자를 교원으로 맞이하는 일은 행복하고 기쁜 일이다.


박병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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