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 중심'과 '일반'으로 이원화하자

기고l승인2012.05.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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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필자가 유학하던 북구(北歐)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 4% 정도가 대학에 진학했다. 극히 적은 인력이 '연구 중심 대학'에 가는 것이었다. 다른 고등교육 기관은 전문학교 성격을 띤 것이었다.

오늘날 대학의 본질과 사명은 무엇인가? 아무리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고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해도 그 속에 있는 많은 정보는 학문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러한 학문에 기초를 두고 앞서가는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대학이다. 따라서 대학은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는 노벨상에서 알 수 있다. 노벨상은 새로운 정보 창출을 인정해 주는 인증서 같은 것이다. 인류에게 필요한 새로운 정보를 처음으로 창시한 사람에게 주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가장 믿을 만한 상이다. 다른 상 대부분은 학회나 동료 과학자가 추천하면 주어진다. 하지만 노벨상은 철저히 선정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수상자를 선발한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사회적인 사람이 못 돼, 동료나 소속 분야 사회에서 멀어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대학은 이러한 '별난 사람들'을 수용하고 돌보아주면서 학문을 키우는 곳이다. 학자들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그들을 옆에서 도와주면서 같이 문제를 푸는 조수(助手) 역할을 한다. 고전적인 대학이 바로 그렇다. 오늘날 이런 대학은 대학원 과정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현재 대학원은 옛날의 대학 역할을, 대학은 옛날의 고등학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대학을 대학같이 운영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그 많은 부분을 국가가 지원해주고 있다. 국내에는 대학 수백 개가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생 중 80%가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많은 대학 중에서 옛날 대학 같은 대학을 골라서 '대학원 대학' '연구 중심 대학'으로 분리하여 지원하고, 나머지 일반 대학은 옛날의 고등학교나 전문학교 역할을 하게 하여야 한다. 즉 국가에서는 돈이 많이 드는 대학원 대학이나 연구 중심 대학을 선별 지원하여 국가가 필요로 하고 인류에 공헌하는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대학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대학을 선별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자기가 노력하여 연구와 창의적인 학문에 투자하는 만큼 국가에서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일단 국립대학을 선별하여 많은 부분을 국가에서 부담하는 체제로 만들고 사립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을 원할 경우 자기들 재원을 들여 연구 중심 대학이나 대학원 대학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경쟁하지 못하는 대학이 수백개씩 있는 것은 국력 낭비이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일반 대학과 연구 중심 대학의 이원적인 체계가 만들어지면 극소수 연구 중심 대학에서는 바보같이 일하는 교수와 학생들이 모여서 연구를 하고, 일반 대학은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 필요한 일꾼을 길러내는 역할을 나누어 맡으면서 조화로운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확립돼 있는 제도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대학의 역할 분담 체계를 확립해야 다른 나라와 같이 인류를 위한 새로운 정보를 창출해내며 노벨상도 배출하는 문명국가가 될 것이다.

조장희 가천대 뇌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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