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무제한으로 지원이 가능했던 대입 수시모집의 지원 가능 횟수가 2013학년도부터 최대 6회로 제한될 예정이다. 수시지원 6회 제한에 따른 대입 지형의 변화 양상을 예측해보고 그 대응 전략을 고민해보자.

수시지원, 왜 제한한 것인가?

지난해 12월 22일, 대교협의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2013학년도 입시부터 수시 지원을 수험생별 최대 6회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수시모집에서 '묻지마 지원'이 횡행하고 있고 이것이 여러 문제를 낳고 있으니 지원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학부모 단체, 교원단체 등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대교협의 이번 조치는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무제한 지원이 가능토록 한 것은 수험생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준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지만, 적성이나 진로와 상관없이 수십 개에 이르는 전형에 지원하고 있는 현실이 각종 부담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학생들은 개별 전형에 따라 수십 개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등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수시 지원은 본인의 선택이지만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불가피하게 지원하는 측면도 있으니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전형료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논술전형의 경우 1회 지원에 7만 원 정도. 2010학년도 최다 지원자는 61회를 지원했다고 하니, 4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지원에만 들어간 것이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백여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사용한다.

교사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도 있다. 추천서 작성 등 수시전형과 관련해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수업에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별고사 응시로 인한 수업 결손이나 다수의 중복합격자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대학의 경우도 수십 대 일, 때론 백 대 일에 이르는 경쟁률로 인해 입시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지원 횟수를 제한하여 효율을 높이자는 의도도 반영됐다.

이제 수험생들은 수시 지원 제한의 취지와 의도의 타당성은 차치하고, 이 조치가 어떤 변화를 낳을지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때다. 분명한 변화가 예상된다면 지원전략을 위시로 대입 전략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입 지형에 큰 변화는 없을 듯

수시모집 지원 제한을 두고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표면상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대교협은 5회에서 7회까지의 제한 선을 고민해왔는데, 6회로 결정된 만큼, 현재의 평균 지원 횟수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12학년도 수시전형의 평균 지원 횟수는 약 5.5회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수시전형의 지원 횟수가 수시의 선발인원 확대와 맞물려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는 하다. 6회로 제한할 경우 반드시 6회는 지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심리가 발동해 다수가 6회를 지원하는 '천정효과'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고 무분별하게 수십 개의 전형에 넣고 보는 수험생들이 제한을 받는 만큼 평균 5회 전후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것은 수시지원 제한이 수험생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보다 신중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형에 수험생이 몰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시지원 전략은 미리, 신중을 기해야

무제한 지원이 가능했던 기존 체계에서도 두세 개의 전형에만 지원해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학생들도 꽤 많았다. 그러한 전략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최대치인 6회를 꼭 지원해야 할 지의 여부는 개별 학생들의 상황과 의지, 진로 선택에 달려 있다.

중요한 점은 과거보다 수시지원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며, 가급적 빠른 시기부터 집중 공략해야 할 전형과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지원이 보다 신중해질 것인 만큼 경쟁률은 낮아져도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 간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대학들이 대교협에 제출한 2013학년도 입시안을 보면 평균 62.9%를 수시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주요 대학들의 수시 선발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편이다. 얼마 전 서울대가 발표한 2013학년도 입시안을 살펴보면 80%를 수시에서 선발할 계획이라 한다. 다른 대학들의 경우도 대교협에 제출한 안이 아직 확정안은 아닌 만큼 서울대의 영향을 받아 수시 비중을 더 높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2012학년도와 달리 2013학년도부터는 미등록 충원자 역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시 지원을 할 수 없다. 수시를 건너뛰고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수시에서 반드시 붙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미리부터 입시 준비 전략을 짜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수능과 내신, 논술, 체험활동 중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지원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좋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 일반전형의 경우 대부분 논술고사를 치르니, 논술 및 구술 준비를 제외하기는 힘들다. 최대 6회 지원인 만큼 우선순위로 놓아야 할 전형유형이 내신중심형 전형인지, 논술중심형 전형인지 파악하고 6회 안에서 안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횟수가 제한되니 내신, 수능 등의 등락을 본 뒤, 그에 맞는 전형들을 여러 개 찾아 지원하면 된다는 식의 주먹구구식 접근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건 / 대한민국 대표 논·구술 주간지 [유레카논술] eureka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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