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멘토’의 시대가 됐다. 날카로운 조언과 긴장감이 무기인 방송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사회는 멘토가 되기를 자청하는 사람과 멘토를 찾는 사람으로 넘쳐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무엇인가가 크게 유행할 때에는 소위 ‘짝퉁’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멘토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트로이전쟁을 위해 떠나는 오디세우스 왕이 자신의 아들을 절친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겼는데 그가 오디세우스 왕이 전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왕자 텔레마코스의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보살펴주었다는 내용이다.

그 후로 멘토는 어떤 한 사람에게 있어 신뢰할 수 있으며 지혜로운 인생의 지도자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게 됐다. 즉 멘토는 불편한 진실은 덮어놓고 귀에 듣기 달콤한 말만 전하는 사람이 아니다. 더욱이 자신의 유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거나 대중을 선동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감미로운 말로 젊은이의 마음을 유혹하는 사이비 청춘멘토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청년들에게 세상을 공짜로 줄 것처럼 호기를 부린다. 땀 흘려 일하는 성실함과 고난을 이겨내는 용기와 인내의 가치를 알려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가 기성세대와 잘못된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못을 박는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학비 걱정은 물론 청년백수도 사라지고 자기 집도 척척 갖게 된다. 이런 환상이 또 있을까. 아니 있었다. 이제는 실험대 위에서 끌어내려 역사라는 정리함에 넣어버린 ‘공산주의’가 그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이비 멘토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 특히 일부 친북·종북좌파 인물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악용해 소위 청춘멘토를 자처하며 젊은이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은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이다. 이들은 청년층이 겪고 있는 모든 어려운 현실의 원인을 사회체제와 기존 제도권으로 돌리고 있다. ‘2012년 드디어 20대의 시간이 왔다’, ‘분노의 표를 던져라’와 같은 선동적 표어가 이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동안 친북·종북좌파들이 남남갈등을 유도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 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북한의 도발과 관련된 음모설이 터져 나왔고, 정부는 자국의 국민을 정권유지라는 명목으로 무참히 버리는 최소한의 도덕심도 갖추지 못한 패역한 권력으로 비하돼 왔다.

또한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은 선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된 메뉴였으며, 이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지역갈등과 함께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해소되지 못한 뿌리 깊은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제 그에 더해 세대 간 갈등까지 조장하고 있다.

이것은 풍요의 시대에 태어나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법한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난 우리 젊은이들의 나약함과 철부지 투정을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진정 우리나라 젊은이를 위한 멘토가 되기 원한다면,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로 서고 싶다면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만 분위기를 조장해 젊은이들이 분노하게 하고 헛된 환상에 젖게 하거나 패배주의에 빠져 절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값싼 위로에 청춘과 국가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유영옥 경기대 국제대학장·국가보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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