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통령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잇달아 사교육 축소정책으로 EBS 활용도를 크게 높이라는 업무지시를 했다. 대통령은 “EBS만 보면 대학을 갈수 있도록 하라”하고, 장관은 “EBS 수능강의에 대한 수능반영률을 70%로 확대하라”고 했다. EBS가 사교육을 줄이는데 도깨비 방망이라도 된 듯하다.

EBS로 사교육을 줄이자는 의견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원격 사이버 상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EBS 강의 방식으로는 수능 반영률을 더 늘린다 해도 기대치는 한계가 있다. 강의 이해도가 낮은 수준의 학생이나, 여러 차례 설명을 해줘야 그제 서야 이해가 가는 난해한 대목은 누구에게 물어 봤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무조건적인 수능 반영률 제고 이전에 고민해야 할 주제가 있다. 바로 제대로 이해 하고 있는지, 어떤 대목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지 등등 수강자의 이해도 파악이 필요하다. 이해를 잘 한 학생 보다 이해를 하지 못한 학생이 훨씬 더 많다. 사실 EBS 수강을 대학 관문의 솔루션으로 생각하고 장기간 듣는 학생은 사교육을 받을만한 형편이 되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장기간 듣다보면 포기자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교육의 결과가 파악되지 않는 미지수도 많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필요하다.

그들에 대한 관심의 방법으로 현행 사이버 대학들이 사이버이지만 지도교수가 있어 학생들에 대한 면담과 논문지도, 생활지도 등 다양한 가이드를 동반 하듯이 EBS 사이버 강의에도 ‘지도 담임제’를 도입하기를 제안 한다. 강의과목에 대한 생활담임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께 지난 수강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부족한 부분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과목 생활담임은 그 내용을 강의 선생님께 전달해서 학생들의 강의 이해도를 파악하게 된다.

한 발 더 나가면 EBS 수능강의를 수능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어 둘 것이 아니라 성실히 강의를 들은 학생에게는 수강료를 환불해 준다던가, 발급된 수강증은 고교 수업 단위로 인정해줘서 나라의 공사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고교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관심이다. 수능점수를 따기 위해 듣는 EBS를 고교 교육의 보완제, 혹은 대체제로 전환하자는 뜻이다. 강의 인증제, 담임 인증제 등의 이름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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