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상통제 움직임과 연관성 해석

중국 당국이 최근 주요 명문대학 총장을 대거 교체해 그 배경에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중국에서는 양대 명문으로 꼽히는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는 물론 저장(浙江)대, 중국과학기술대, 중산(中山)대, 남방과기대 등 대학 6곳의 총장이 교체됐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16일 보도했다.

우선 베이징대는 15일 제27대 신임 총장에 린젠화(林建華) 저장대 총장을 선임했다. 지난 2013년 3월 총장직에 오른 제26대 왕언거(王恩哥) 총장은 임기를 만 2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앞서 칭화대는 천지닝(陳吉寧) 총장이 저우성셴(周生賢) 환경보호부장 후임으로 발탁됨으로써 총장 자리가 공석으로 비어 있는 상태다.

지방 명문대인 저장대는 아직 린젠화 전 총장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총장 자리가 공석이다. 중국과학기술대도 지난달 허우젠궈(侯建國) 총장이 과학기술부 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후임 총장 발령이 나지 않고 있다.

광저우(廣州) 중산대는 지난해 말 푸단(復旦)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긴 쉬닝성(許寧生) 총장 후임으로 올해 1월에야 뤄쥔(羅俊) 신임 총장을 임명했다. 남방과기대 역시 지난해 9월 주칭(朱淸) 총장이 정년퇴임한 뒤 4개월여가 지난 올해 1월 말에야 천스이(陳十一) 베이징대 부총장을 총장에 선임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몇 달 사이에 주요 대학 총장을 한꺼번에 물갈이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두고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대학을 비롯해 교육계에 대한 사상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교육 당국은 지난해 전국 초ㆍ중ㆍ고ㆍ대학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교육을 강화하는 장기실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최근 중국 교육부장이 직접 대학수업에서 당과 국가에 대한 불평과 원망을 표출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움직임을 감안하면 주요대의 수장을 교체한 것은 중국 지도부가 대학에 대한 장악력을 높임으로써 사상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체된 총장들이 재임 중에 각 대학에서 비리나 문제점이 발견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연합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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