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열풍이 불면서 미국 서부의 스탠퍼드대가 최고 명문대학 자리를 놓고 하버드대를 위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탠퍼드대는 지난 6년 중 5년간 입시전문기관 '프린스턴 리뷰' 조사에서 고교생이 가고 싶은 대학 1위를 차지했으며, 학부 합격률이 2년 연속 미국 전역에서 가장 낮은 최고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학교가 됐다. 이뿐 아니라 매년 기부금 1위를 차지하는 대학이기도 하다.

기술에 대한 관심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스탠퍼드대가 과거 하버드대가 1위를 선점했던 영역을 빼앗으며 미국에서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최신 트렌드의 학교를 일컫는 '잇 스쿨'(it school)이 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스탠퍼드대의 이같은 선전은 하버드대보다 컴퓨터공학이나 엔지니어링 같은 공학분야 교육이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컴퓨터공학이나 엔지니어링으로 학위를 받은 스탠퍼드 학부생은 전체의 26%를 차지하는데, 이는 하버드대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스탠퍼드대에서는 전공과 상관없이 학부생의 90%가 최소 1개 이상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지만 하버드는 이 수치가 전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스탠퍼드대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집결된 실리콘밸리의 중심이자 IT업계 거물들의 모교, 또는 구글·야후·시스코 같은 IT업체의 인큐베이터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하버드대 재학생인 니콜라스 판도스는 "(스탠퍼드대에는) 하버드대와 달리 실리콘밸리와 직접 연결되는 통로와 돈이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해리 R.루이스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하버드대는 오랫동안 응용과학이나 엔지니어링과 모호한 관계였다"며 "(공학 분야는) 신사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고 여겨졌다"고 하버드대의 학문 편중 현상을 지적했다.

후발주자인 하버드대는 보스턴 인근 올스턴에 컴퓨터공학과 엔지니어링 분야를 특화한 새 캠퍼스를 짓기로 계획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공학분야 투자를 늘리는 중이지만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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