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IT와 학점교류 거절되자 ‘수업의 질’ 보장 제도화

▲ 도쿄공업대학은 세계 최고의 대학 MIT와 학점교류를 맺기 위해 수업의 질을

보장하는 학사정책을 쓰고 있다.

[U's Line 국제팀]대학 수준 저하로 인재가 유출되고 있다고 판단한 일본 대학들이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대학의 변화 모색에는 일본 아베 정부의 공언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일본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10년간 세계 대학 100위 안에 일본 대학이 10개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대학들의 변화에 고삐 죄기는 일본의 대학들이 매력을 잃어버릴수록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일본 기업들이 채용하는 인재의 질이 저하돼 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일본 경제계의 지적에 일본 대학과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일본 대학들의 변화는 다양하다. QS 조사에서 66위를 차지한 도쿄 공업대는 최근 MIT 수준의 커리큘럼을 제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도쿄 공업대는 자국 학생이 외국 제휴 대학에서 이수한 강의를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학점 교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의 여러 대학과 학점 교환을 하고 있지만 공학계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 MIT와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도쿄공업대의 강의는 학점으로 인정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며 제휴를 거부했다.

그러자 9월 학장으로 취임한 미시마 요시나오 씨는 “MIT나 캘리포니아공과대와의 학점 교환을 실현하지 못하면 우리 학교의 교육 수준을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며 미국 최고 대학의 학점인정평가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학장은 강의계획·성적평가 대학에서 직접관리, 이수내용 공개 등을 제도화했다.

강의계획·성적평가 대학이 관리

교수들에게 맡겨뒀던 강의계획이나 성적평가를 대학 측이 책임지고 관리하기 시작했다. 기초적인 과목에는 100번대 숫자를, 전문성이 높은 과목에는 200~300번대 숫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전 과목에 고유 숫자를 부여하고, 각 과목의 학습 내용과 성적 평가 기준도 세밀하게 정의했다. 이수 내용이나 성적을 학교 외부 사람이 보더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해외 대학들이 일본 대학들과 학점 교류에 보다 쉽게 응할 수 있도록 강의의 질을 공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커리큘럼뿐 아니라 강의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토론을 도입한 강의를 늘리고 강의 시간 이외에도 학생들이 개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정착시켰다. 교수들이 이 같은 변화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교육개혁추진본부’를 만들어 전문 스태프가 강의계획이나 강의기술 등을 지도하는 체제를 갖췄다. 해외 대학에서 저명한 교수를 초대해 ‘모델 강의’를 열거나 교수들을 해외로 파견해 유명 강연을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52위에 오른 교토대는 국제기구나 글로벌 기업에서 리더로 활약한 박사 육성에 초점을 맞춘 대학원 ‘총합생존학관’을 설립했다. 가장 큰 특징은 연구자 육성에 치우쳐 있던 기존의 대학원 교육에서 탈피했다는 점이다.

이곳에는 문과와 이과 구별이 없다. 지난 4월 입학한 10명의 학생들은 학부에서 법학, 경제학, 이학, 약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했다. 교수들 전문 분야도 고고학부터 신경질환, 자원에너지까지 각양각색이다.

총합생존학관 과정은 5년짜리로 한 번 입학하면 끝까지 버틸 각오를 가져야 한다. 석사 학위가 부여되지도 않는다. 입학생들은 ‘합숙형 연수시설’이라고 불리는 기숙사에서 합숙 생활을 한다. 기숙사에는 매일 교수들이 교대로 방문해 밤 9시까지 토론하거나 연구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학교 측은 4학년 학생들을 유네스코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로 보내 1년간 실무 경험을 쌓고 국제 감각을 기르도록 할 계획이다.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세계 대학 랭킹은 2개다. 타임스 고등교육(THE)과 QS(Quacquarelli Symonds)다. THE 랭킹에서 100위권 이내에 포함된 일본 대학은 도쿄대와 교토대 2곳이고, QS 랭킹에는 6곳이 포함됐다.

우리나라 대학은 서울대가 THE 랭킹에서 44위를 차지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56위, 포스텍이 60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밖에 연세대가 190위로 200위 안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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