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일관하는 대학 가운데 미 웨즐리대학,

민주주의 옹호자인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 샤예량은 경찰의 취조와 감금, 자택연금, 심지어 한밤중에 걸려온 50통의 말없는 전화까지 안 당해본 곤욕이 없다. 그런 그가 이젠 직장까지 잃게 생겼다. 올 여름 대학 측이 자신의 종신 재직권을 박탈하기 위한 투표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베이징대 강연 홀. 한편 베이징대와 공동학위프로그램, 연구센터, 교수 교환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는 서구 대학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샤 교수건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웰즐리대 만은 예외다. 지난달 교수 130명(교수진의 40%) 이상이 “샤 교수의 정치 및 철학적 견해에만 근거해” 그를 타겟으로 삼은 베이징대의 처사를 규탄하고 나선 것. 올 6월 웰즐리대는 베이징대와 공식 협력관계를 맺고 연구협력과 교수 및 학생 교환 계획을 발표했다. 시위에 나선 웰즐리대 교수들은 샤 교수가 자신들의 동료이며, 베이징대가 웰즐리대와 앞으로 계속해서 교류하고 싶으면 먼저 그를 공명정대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샤 교수는 2008년 민주주의 성명서인 ‘08헌장’에 가장 먼저 서명한 사람 중 하나다. 이 성명서를 주도한 반체제인사 류샤오보는 현재 감옥에 갇혀있는데, 그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샤 교수의 친구다.<사진: 베이징대 강연홀>

2009년 샤 교수는 중국 공산당 선전부장 류윈산(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정부의 검열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서구식 헌정(입헌정치) 반대 운동을 비난해왔다.

웰즐리대 교수진의 분별있는 행동은 베이징대와 협력관계에 있는 다른 대학들의 침묵과 비교돼 더욱 빛을 발한다. 못본 듯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를 비롯해 캘리포니아대, 펜스테이트, 시카고대, 펜실베니아대, 컬럼비아대, 코넬대, 미시간대, 토론토대, 런던정경대,와세다대, 도쿄대 등이다.

스탠포드대는 특히 흥미로운 케이스다. 올 여름 샤 교수를 방문교수로 초청했으며 베이징대에 연구?강의시설인 ‘스탠포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스탠포드대의 웹사이트에는 스탠포드센터가 “중미 협력에 새로운 장을 연 사례”라는 자찬의 글이 실려있다.

웰즐리대처럼 자신들의 중국인 동료 샤 교수에 대한 베이징대의 부당한 대우를 비난했다면 더욱 의미있고 새로운 장을 열었을 것이다. <기사제공 : 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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