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가 크게 하락, 대학순위 거부선언 대학도

대학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대학들의 성적을 조작하는 행위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매년 발표되고 있는 대학 순위평가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면서 아예 대학순위를 거부하는 대학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1월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의 입학담당관이 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 대학평가기관인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이하 유에스뉴스)에 성적을 부풀려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된 파문은 해를 넘기고도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클레어몬트 매케나에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명문 사립 에모리대학이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됐다. 이 대학은 지난 2000년부터 신입생들의 SAT와 ACT 점수를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학생들이 고교 시절 우등생인 것으로 보고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무려 40점씩 점수를 부풀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11월에는 전통 명문 사립으로 꼽히는 조지 워싱턴 대학이 신입생들의 고교 내신성적을 부풀린 사실이 밝혀져 순위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당했다.

특히, 리버럴 아츠 칼리지 부문 명문으로 꼽히는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에 이어 남부 지역 명문 사립으로 꼽히는 에모리 대학조차 성적 부풀리기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부에서는 대학 순위평가 무용론까지 주장하고 있다.

대학들의 성적조작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뉴올리언스의 명문 사립대학인 툴레인이 대학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 스쿨 입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펜실베니아주의 버크넬 대학도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해 여름 미 전국 576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평가대상인 미 대학들 스스로 대학순위 평가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91%가 ‘대학들은 ‘유에스뉴스’와 같은 대학순위 평가기관에 부풀리거나 조작된 성적이나 데이터를 보고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입학사정관들은 ‘우리 대학이 그같은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순위평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대학 순위를 평가해 발표하고 있는 ‘유에스뉴스’ 측은 성적 조작행위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전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에스뉴스’ 브라이언 켈리 편집장은 “성적이나 데이터가 잘못 보고된 사실이 드러나 이를 정정하는 대학은 매우 소수에 불과하며, 전체 대학에 이같은 행위가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순위평가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은 “‘유에스뉴스’와 같은 평가기관들의 대학 순위평가가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학생들의 대학 선택을 오도하고 있다‘”며 대학 순위평가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순위평가를 아예 거부하는 대학들도 있다. 애나폴리스 소재 세인트 존스 대학 크리스 넬슨 총장은 “우리는 더 이상 평가기관들의 게임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 차라리 순위 없는 대학으로 남는 것이 낫다”며 대학 순위평가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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