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처리업체 'FCi페더럴' 3년간 1000명 채용 매출 16배↑…내년 고졸 600명 더 뽑기로

“고졸자의 능력이 대학 졸업자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고졸 채용 신화’를 쓰고 있는 데이터 처리업체 FCi페더럴의 샤론 버츠모저 최고경영자(CEO)는 채용 철학을 묻는 질문에 항상 이같이 대답한다. “우리 직원의 95%는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생산성은 경쟁 회사보다 훨씬 뛰어나다.”

워싱턴DC 덜레스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리즈버그.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FCi페더럴은 지난 3년간 고졸 신입사원 1000여명을 채용해 미국의 민간기업 가운데 일자리 창출 순위 19위에 올랐다.

○성장이 고용 확대로 이어져

FCi페더럴은 1991년 미국 연방정부 국토안보부의 관리지원 아웃소싱 업체로 출발했다. 2007년까지 직원은 37명이었다. 연방정부의 여러 외주업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등 꼼꼼한 일처리를 통해 발주처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해안경비대 등 거래처가 늘어나면서 회사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7년 150만달러에 그쳤던 매출은 지난해 3370만달러로 늘어났다. 올해는 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72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INC매거진은 지난 8월 FCi페더럴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500개 가운데 215위에 올렸다. INC매거진은 “지난 3년 동안 FCi페더럴의 매출은 1686% 늘어났다”며 “정부 관련 서비스 기업에서는 17번째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속 성장은 고용 확대로 이어졌다. 2007년 37명이던 직원 수는 1400명으로 늘었다. 그 결과 INC매거진이 선정하는 2008~2011년 정부 관련 일자리 창출 1위 기업에 뽑혔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19위를 차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명문대 졸업생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에서 FCi페더럴의 고졸 채용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무훈련은 현장에서 실무형으로

FCi페더럴의 초고속 성장 비결은 CEO의 ‘독특한’ 채용철학에 있다. 버츠모저 CEO는 “고졸 학력자의 능력이 여러 기업과 조직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대졸자들의 업무 능력이 과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직무훈련 과정을 잘 거치면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고 점점 더 복잡하고 전문적인 일도 소화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앨리스 알드리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13년 전 고졸 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서류를 타이핑하는 사무보조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23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전국 100여개 사무소에 배치된 신입직원을 교육하는 일을 총괄한다. 알드리지는 “나의 커리어는 신입사원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 훈련은 교실 수업 형식을 배제하고 철저히 현장 중심의 실무형으로 진행한다. 처음엔 아주 쉬우면서도 반복적인 업무로 시작한 후 점점 더 복잡하고 전문적인 업무로 옮겨간다. 특히 새로운 업무를 맡기 전에는 반드시 ‘잡 섀도윙(job shadowing)’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직무체험’을 의무화한 것이다.

○낮은 이직률과 높은 충성도

이 회사의 고졸 채용 철학은 ‘시행착오’에서 나왔다. 버츠모저 CEO는 “처음부터 고졸만 뽑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며 “고졸 직원들의 높은 생산성을 보고 난 뒤 고졸 채용이 더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고졸 직원은 무엇보다 대졸자보다 이직률이 낮다. 그래서 직원 교육에 따른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생산성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버츠모저 CEO는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회사에서 근무할 직원을 뽑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졸자는 입사 후에도 더 좋은 직장을 찾으려고 한눈을 파는 경향이 강하지만 고졸자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 FCi페더럴은 내년에 600명가량의 직원을 더 뽑을 예정이다. 물론 고졸 신입사원들로 말이다.

<자료협조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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