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뉴욕특파원]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대학생 등록금은 사회적인 문제요, 국가적인 문제다. 형편이 안되는 학생은 대출을 받아서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다. 졸업 후에 취업을 한다는 전제하에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취업을 하지 못하면 바로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신용불량자에게 다가오는 빚의 무게는 아마도 미국이 좀 더 무거울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땅의 넓이 비교정도와 무게감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으면 어떤 무게감으로 다가서는지를 보여주는 기사가 최근에 LA타임즈에 떴다. 이 기사에서 미국사회가 갖고 있는 국가적 채무에 대한 지독스러운 면을 볼 수 있다.기사내용은 이렇다. 올해 71세인 오파닌 지야미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중범수용교도소의 진료치과의사다. 그의 연봉은 27만5000달러로 고위 연봉자에 속하는 현직의사이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 학자금을 받아 대학생활을 했다. 아마도 그것이 아니었으면 학교를 다니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30년전에 벋은 5만달러의 학자금 대출이 그를 평생 빚쟁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가 학부와 대학원을 다 마치고 치과의사로 활동을 시작할 무려 그에게는 사채 빚이 10만달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사채는 이자도 비싸고 변재독촉도 만만치 않아 이 사채는 갚아나갔지만 대학시절 받은 주정부 대학학자금 융자는 빚으로 남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갚지 않았다. 쉽게 말해 만만하게 본 것이다. 주정부에서 자신을 어찌하겠느냐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평생을 산 지야미의 실수는 이 때 저질러진 것이다. 그가 빌린 5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은 10배가 넘는 52만2000여 달러의 산더미가 돼 그의 길을 턱 막아섰다. 그는 연방정부에게 15만 달러로 빚탕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을 뿐만 아니라 소송까지 당했다. 그는 가까스로 40만 달러로 주정부와 합의를 봤다는 소식이고, 매월 그의 월급네서 3000달러씩 빠져나가고 있다. 이 계산이라면 그의 나이 80세가 되서야 그는 학자금 대출에서자유로와 질 수 있다.

지야미처럼 60세가 넘어서도 학자금을 다 갚지 못하는 미국시민은 220만명, 그 금액은 430억 달러에 달한다는 통계다. 미국은 처벌이 없는 범법행위는 오히려 더 지독스럽게, 끝까지 받아내는 관습이 있다는 게 어느 유명 블로거의 지야미의관련내용에서도 등장한다. 이 생각에 특파원도 같은 생각을 여러차례 했다.느슨해보일지 모르지만 미국사회는 한구사회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 특히 돈과 신용에 관해서는 더더욱 더하다. 아마도 이질적인 민족들이 모여 살아가는 사회가 만들어 낸 일종의 자연스럽게 도출된 치안적인 룰이 아닌가 싶다.


신문에서 지야미는 네 명의 자녀를 모두 치과의사로 키운 것으로 소개됐다. 그들도 학자금 대출도 받고 등등 해서 치과의사라는 나름 명망의 직업을 갖게 됐다. 지야미는 자기 자식들에게 이제 줄 수 있는 유산은 바로 이것뿐이라고 말한다. “애들아 학자금은 꼭 갚아라.”. 미국에서 학자금을 떼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다. 사망이다. 그 때서나 변제처리가 된다. 미국사회가 경제 불안정으로 대학생들의 등록금이 연일 사건소식으로 뜬다. 지야미는 80세가 되는 날 대학 때 받았던 학자금을 다 갚는 홀가분한 삶을 사는 노년이 되는 날이다. 이런 문화가오늘도 미국 사회를 도도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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