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 학장 지위에 오를 정도로 성공한 대만계 여성이 자살로 생애를 마감하면서 그녀의 얼룩진 삶의 진상이 드러났다.

12일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뉴욕 인근 퀸스에 있는 세인트존스 대학 학장을 지낸 대만 출생 세실리아 창(59)은 지난달 6일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처음에는 침실난로에 불을 피워놓고 연통을 막아 질식사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부엌에 가서 가스를 켜고 칼로 손목을 긋기도 했다. 창은 급기야 스테레오 스피커 줄을 끊어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녀가 외국인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집으로 불러 가사 노동을 강요하고 대학에서 100만달러 이상을 횡령했으며 한 사우디 왕자로부터 학술회의를 주최하는 명분으로 25만달러를 받은 후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은 "학교측은 학자로서의 명성을 원치 않았으며 오로지 나를 `돈 만드는 나무`로 여겼기 때문에 학장직을 줬다"고 밝혔다.

창은 1975년 뉴욕에 온 후 세인트존스 대학 아시아연구 석사과정에 등록했다. 이 대학 아시아연구 학과는 수십년간 대만 국민당 정부의 외교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대만 정부는 매년 수십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창은 석사과정을 마친지 3년 만에 학장직에 전격 임명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각종 비리 사실이 드러나고 가톨릭 성직자에서 중국계 조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과 교제해온 문란한 과거가 밝혀지면서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

창의 변호인들은 창에 대해 알코올 중독 치료를 요청했고 판사는 수감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창은 가택연금 상황에서 매일 알코올 테스트에 응한다는 조건으로 1주일 만에 석방됐다가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녀는 유서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을 언급했으나 세이트존스 대학에 관해서는 "그곳에서 30년간 일했다"고 수차례 언급하면서 원망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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