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리콘밸리 일간지인 새너제이머큐리는 29일(현지시간) 명문대에 합격하고도 비싼 등록금 때문에 대학을 못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보도했다.

이 신문은 "예비 대학생들이 최고 6만달러에 이르는 등록금 때문에 입학 여부를 고민하다 결국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녀가 어렸을 때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미리 들어뒀던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데다 경기침체로 일자리와 집까지 잃고 있는 가정이 늘면서 대학 등록금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사례로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밸러리 그레스 티드볼은 뉴욕대에 합격했지만 6만6,000달러에 이르는 등록금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대학 장학금과 일자리를 통한 재정보조를 합쳐봐야 1만7,000달러에 불과해 입학 포기를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신문은 "그동안 미국 내 중산층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고 독려해왔지만 막상 실제 입학을 앞두고는 자녀들을 실망시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저소득층은 중산층보다 선택의 폭이 훨씬 좁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생 학자금 대출도 총 잔액이 1조달러를 돌파하는 등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미 전역에서 살인적인 학자금 대출 부담을 비난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칼스테이트 캘리포니아주립대(CSU) 학생들은 25일부터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고 월가 시위대는 미시간 앤아버, 위스콘신 매디슨 등의 대학가를 포함한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학자금 대출 점령(Occupy Student Debt)'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입학생 감소로 재정난에 부딪힌 일본 대학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이지(明治) 시대인 지난 1888년에 문을 연 도쿄여학관대학이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해 오는 2016년 폐교할 계획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이 대학의 재학생은 약 300여명으로 11년째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누적적자는 25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문을 닫는 대학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5개 대학이 한꺼번에 폐교한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사립대학의 경영난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판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대학들이 구조조정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사립대 572곳 중 39%인 223개 대학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16개 대학은 신입생 수가 모집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학교를 운영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원 1,000명 미만의 소규모 대학과 지방 대학은 폐교가 불가피한 처지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미 인구 감소 시대로 접어든 일본에서 학생이 없는 '유령대학'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구는 총 1억2,779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만9,000명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50년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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