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시리즈> 한중일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2)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 그로 인한 빈부의 격차는 중국의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런 현상은 대학 캠퍼스에서도 극명히 나타난다. 지난해 말 <양자만보>(揚子??)는 <중국청년보>기사를 인용해 ‘2011년 중국을 살아가는 대학교수들의 실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양자만보는 이 기사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교수와 ‘벤츠’로 출퇴근하는 교수로 중국 대학사회는 양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문학 등 중국에서 비인기 분야인 인문학을 전공하는 교수들이 자전거를 타는 교수다. 이들은 기업과 제휴하는 변변한 프로젝트도 없다. 오직 월급에 의지해 자녀 교육도 시키고 책도 사보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기 바쁘다. 인문학 계열의 석박사 제자들도 스승의 대를 물려 가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소개한다.

7억원대 자동차 교수…자전거 출퇴근 교수

윈난(雲南)대학 부교수 尹?光(윤효광)은 70년대에 출생한 젊은이다. 그는 공상관리학원 소속이며 50여만 위안(한화 8800여만 원)짜리 고급 차를 몰고 다니는 신흥귀족이다. 아울러 그는 상장된 3개 회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무한의 모 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샤오민(小敏)이 전하는 말은 더 구체적이다. 그가 잘 아는 두 교수 중 한 교수의 전공은 투자학, 다른 한 교수는 정치경제학이다. 투자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재벌급’이다. 모 회사에서 그에게 연봉 100만 위안(한화로 약 1억7500만 원)을 제의하자 당당히 거절할 정도로 돈이 많은 교수다. 그러나 정치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낡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집 한 칸이라도 장만하려고 애를 태우고 있다.


화중지역의 모 대학에서 갓 부교수가 된 조모 씨의 월급은 4000여 위안(한화 70여만 원)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국가에서 주택을 무료로 제공했지만, 지금은 교수들 스스로 주택을 마련해야 한다. 몇 푼 안 되는 봉급으로 살아가는 ‘가난뱅이’ 교수들에게 주택 구매문제 또한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신흥 부자 교수들은 대부분 회사를 설립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소득을 올린다. 또는 겸직 형태로 다른 부처에 소속을 두고서 돈을 벌어들인다. 월급보다 과외수입이 훨씬 많은 셈이다. 난징의 모 대학 대학원생인 샤오하오(小淏)가 아는 한 교수는 화장품회사의 사장이다. 그는 무려 400만 위안(한화 7억여 원)이 넘는 초호화 자가용을 몰고 다닌다.


중국에서는 대학교수가 회사 사장을 겸직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청화대학 등을 비롯한 유수 대학의 이공계 교수들은 넘쳐나는 프로젝트로 돈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다. 이쯤 되면 학자라기보다 차라리 ‘지식을 파는 상인’에 훨씬 가깝다는 게 중국 대학생이나 주변사람들의 설명이다.


반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가난한 교수들은 오직 강의에만 전념한다. 변변한 프로젝트 하나 없이 강의수입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기본 강의시간 외에 초과 강의 때 1시간당 35 위안(한화 6000여 원)의 강의료를 수당으로 받는다. 이 급여수준은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가정교사로 벌어들이는 수입과 엇비슷하다. 궁핍한 교수들은 아예 학생들에게 밥을 얻어먹고, 부자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붉은 봉투를 내놓는다.

“중국대학 캠퍼스 5종류 인간” 풍자

<양자만보> 기자 리쥔(李軍)은 사회학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중국 대학 캠퍼스에는 5가지 인간이 존재한다고 풍자했다.
첫째, ‘학패(學覇)’ 교수이다. 소수가 학과의 모든 재원을 농단한다. 둘째 ‘권위’ 교수이다. 국가의 연구과제나 프로젝트를 독점한다. 셋째, ‘학관(學官)’ 교수이다. 관료 겸 교수(亦官亦學)를 말한다. 행정자원과 학술 자원 모두를 독점한다. 넷째, 겸직 교수이다. 사외이사를 겸하거나 직접 회사를 경영한다. 다섯째, 일반 교수이다.

국책 연구과제도 없고, 인맥도 없다. 오직 머리를 파묻고 논문 쓰기에 골몰하거나, 머리를 치켜들고 강의하기에 바쁘다. 이들은 시장의 논리나 권력과 절연하기 때문에 궁핍할 수밖에 없다. 오직 촛불처럼 자신을 태워 남을 비추는 역할(毁滅自己,照亮?人)에 만족해하며 산다.


우리나라에는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교수들을 풍자해 폴리페서(polifessor)라는 닉네임을 붙어졌다. 그러나 중국 대학 캠퍼스에는 돈맛을 진하게 알고, 이에 취해 상아탑에서의 진정한 본분은 잃어버린 ‘상인 교수’들이 캠퍼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 기준이면 이들은 ‘이코노믹 프로페서(economic professor)’다.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가르침은 뒤로하고 ‘살신성부(殺身成富)’에 눈먼 교수들의 최고급 승용차 ‘벤츠’가 캠퍼스를 빠르게 달린다.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공자 말씀처럼 벤츠로 대학캠퍼스를 누비는 교수들은 “배우고 익혔더니 정말 기쁘다”는 성인의 말씀을 실감이라도 하는 듯 기쁜 표정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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