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도저히 죽일 수 없는 것들의 무덤이다."

중국의 변화만큼 대학들도 빠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 제도의 문제 등은 중국 대학이 변화를 가져오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본지는 중국 대학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기회로 중국 대학의 국제화 걸림돌, 중국 대학의 학문간 융합 부족, 인터넷 활용의 부족 순으로 3회 연재를 기획했다.

최근 우한대학 중국과학평가연구센터는 ‘중국 대학 및 학과 평가보고(2012~2013)’를 발표했다. 연구센터는 2004년부터 9번의 ‘중국대학 및 학과에 대한 평가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 기관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중국 대학교육의 지역경쟁력, 중국대학의 과학기술혁신 경쟁력을 포함한 118개의 평가항목을 통해서 종합적 평가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번 평가보고서는 공개 순위보다도 중국 중점대학들의 문제점들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 중점대학들은 ‘985공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중국 일류대학 및 일류학과의 중점 육성을 위한 진흥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프로그램을 통해 중점학과 선정지원, 연구경비 및 환경개선 등을 추진해왔다. 현재 중국내 38개 대학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정돼 있다. 이 제도는 중국 대학수준을 높이고 현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평가에 참여한 우한대학의 중국과학평가연구센터 추준핑 주임은 중국 대학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제화 수준 부족’으로 모아졌다고 밝혔다. 중국과학평가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세계일류대학 및 과학연구기구 경쟁력 평가보고’에 따르면 소위 중국의 일류대학들 중에서는 베이징대학만이 유일하게 세계 100위권 안에 들어 있다. 200위권에 속해 있는 중국대학들은 아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대학들의 국제화에 걸림돌은 국제적인 학술성과가 아주 적다는 지적이다. ‘사이언스’나 ‘네이처’같은 세계적 과학기술분야 학술지에 게재된 중요한 논문도 적고, 더욱이 학술적으로 큰 영향력이 있어서 다른 연구자들이 인용하는 논문 수는 더욱 적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중국의 대학은 외국대학 및 과학연구기관과의 국제협력수준이 낮은 것도 국제화에 어려움으로 제기됐다. 대부분 국제회의 개최나 방문강의를 위주며 국제적인 일류 교육기관이나 연구소들과의 실질적인 협력관계는 매우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과학연구 성과, 특히 인문사회과학면에서 국제적인 연구시야가 부족하고 표준화된 학술규범이 부족한 관계로 논문의 인용률이 낮아 국제화 표준수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추준핑 주임은 “중국의 인문사회과학분야는 기존의 형식적인 틀에만 의존할 뿐이며, 세계적 영향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하면 외국의 지식과 결부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만 치중하고, 중국 수천년의 역사를 세계에 보여줘 세계문화에 공헌하도록 하려는 노력은 적다. 이로인해 중국 인문사회과학분야의 연구성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추준핑 주임은 “외국의 사회과학연구는 정량연구, 즉 실증을 기반으로 수행하는 연구형태이지만 중국의 사회과학은 사고를 통해 변별하고 추리형식의 정성연구에 치중한다. 이 때문에 연구방법이나 연구표준이 국제적인 관례에 맞지 않고 결국에는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중국대학 및 학과 평가보고(2012~2013) - 우한대학 중국과학평가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