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1/3 폐교·부실대학

[U's Line 기획취재팀] 5년 동안 160억 원을 들여 실시한 한국사학진흥재단의 경영컨설팅 사업의 실효성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영컨설팅을 받은 90개 대학 중 3분의 1에 달하는 29개 대학이 폐교하거나 재정지원제한대학 등으로 지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례를 보면 이렇다. 교육부가 지난해 29일 2014학년도 경영부실대학 9개교 명단을 발표했다. 서남대·신경대·제주국제대·한려대·한중대 등 4년제 대학교 5개교와 광양보건대학· 벽성대학·부산예술대학·영남외국어대학 4개교가 지정됐다.

이 중 제주국제대(탐라대와 제주산업정보대학 통합 신설)와 한중대, 벽성대학, 부산예술대학 4개 대학은 2010년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로 강도 높은 대학구조조정 이행과제와 경영컨설팅을 받았지만 결국 부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재지정 된 대학이다.

경영부실대학에 지정됐던 선교청대는 명신대·성화대학과 함께 강제 학교 폐쇄됐고, 건동대와 경북외대는 자진폐교를 택했다. 벽성대학 역시 올해 다시 경영부실대학에 지정되며 사실상 폐교 초읽기에 몰려 있다.

사학진흥재단이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재옥(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사립대학 경영컨설팅 지원 사업 현황’에 따르면 재단은 컨설팅과 모니터링 등을 통해 부실대학에서 탈피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 60억 원(36개 대학), 2011년 40억 원(22개 대학), 2012년 30억 원(17개 대학), 2013년 20억 원(10개 대학), 올해 10억 원(5개 대학) 등 90개 대학에 160여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 중 2010년 재단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던 경북의 A대학은 2012년, B대학은 2013년 각각 자진 폐교했다. 또 같은 해 컨설팅을 받았던 전남의 C대학은 2011년, 전북의 D대학은 2012년에 교육부로부터 각각 학교폐쇄 명령을 받았다. 이들 4개 대학에 들어간 컨설팅 비용은 모두 6억1800만 원이다.

또 재단으로부터 컨설팅을 받고도 18개 대학이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됐다. 7개 대학은 경영부실대로 지정됐다. 전남의 E대와 F대, 경북의 G대, 전북의 H대, 경기의 I대 등 5개교는 지난해 컨설팅을 받았으나 지난 8월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됐다. 특히 2011년 컨설팅을 받은 경북의 J대, 전북의 K대, 충북의 L대 등은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3번이나 지정돼 퇴출 위기에 놓였다.

윤 의원은 “사학진흥재단의 경영컨설팅 이후 폐교되거나 학교폐쇄명령, 재정지원제한대학, 경영부실대 등에 선정된 대학에 들어간 예산만 46억3000만 원 가까이 된다”며 “퇴출해야 할 부실대학에 컨설팅이란 인공호흡기를 꽂으며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학진흥재단 측은 “컨설팅 효과가 대학 경쟁력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컨설팅을 받은 일부 대학들의 경우 이전부터 학사비리 등 문제를 가진 대학”이라며 “컨설팅 후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탈피한 대학도 많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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