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히 먹은 ‘국공립대 성과급적 연봉제’ 체 했다

본래 제도 도입 취지 무색 박병수 U's Line 편집국장l승인2013.05.2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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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Line 박병수 편집국장]대학 교수사회가 ‘성과급적 연봉제’가 뜨거운 감자다. 국공립대 교수들은 “성과급적 연봉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학교원에 대한 상호 약탈식 연봉제로 교수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서명운동은 물론 성과평가 자료제출 거부운동도 벌이고 있다. 올해 적용대상이 대폭 확대된 성과급적 연봉제가 단기 성과만 강요하고 교수사회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게 국공립 교수들이 집단 반발하는 이유다.

성과급적 연봉제는 2011년에 도입됐다. 교수의 연구·교육·봉사 등의 업적을 매년 평가해 연간 보수 총액을 결정한다. 기존 보수체계의 ‘성과급’ 해당 연도의 성과평가에 따른 급여였다. 그러나 ‘성과급적 연봉제’는 성과에 대한 보상의 일부가 기본 연봉에 가산·누적되도록 돼 있다. 실적에 따라 교수간 보수의 격차가 점차 커지게끔 돼 있다. 올해부터 비정년 교수(부교수)까지 확대되면서 적용대상 교수가 지난해 460명에서 올해 5000여 명으로 늘어난다.

성과급제는 조직 구성원의 동기 부여와 조직의 경쟁력 제고하자는 도입 취지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 제도의 핵심은 공정성이다. 성과급제는 공평하고 정교한 제도 설계가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정도로 전부다. 특히 교육의 특성상 교직사회의 성과급 제도는 일반 민간기업의 성과급적 연봉제와는 또 다른 특징과 문화가 존재한다. 고민하고 신중히 접근하지 않으면 강단은 학원 강단이 될 수도 있다. .

대학은 학문의 특성상 객관적 성과평가가 만만치 않다. 학과, 계열, 단과대 특성에 따라 평균 연구 논문의 수에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게 학문의 특징이다. 같은 학과 내에서도 세부 전공에 따라 논문이 많고 적은 분야가 존재하는데 타과와는 더 큰 상이성이 존재한다. 특히 예체능 계열처럼 연구 업적의 객관적 평가기준 설정이 아예 어려운 분야는 사실상 적용대상이 되기 쉽지 않다.

지금 대학사회에서 성과급적 연봉제 논란이 끊이질 않는 데에는 여론 수렴이 매우 부족했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이 2010년 도입한 대학의 성과급적 연봉제가 여론수렴이 부족했다는 것은 자기 부처의 공명심에 법을 시행하는데만 정신이 팔려 주변 문제는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2010년 12월 공무원보수규정 개정에 관한 입법예고를 하면서 20일 이상의 입법예고 기간을 무시하고 단 5일간만 의견을 수렴했으니 여론수렴을 했으면 얼마나 했겠냐는 것이다. 시행 당시 대학 측의 요청과 국공립대 교수의 60% 이상인 9000여 명이 반대서명을 했다. 그러나 강행했다. 결국 2011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성과급적 연봉제 지침을 2번 이상이나 개정·보완했다. 스스로 부실공사를 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된 것이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에 따르면, 일본의 국립대학은 법인화되었지만, 교수들의 보수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법인화된 서울대와 인천대도 기존의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대와 서울시립대, 국내 사립대에서도 교육부가 시행하는 성과급적 연봉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 대학에서도 성과급적 연봉제는 찾아볼 수 없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자발적인 동기 유발'과 '발전적인 경쟁풍토 조성'에 있다고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단기간의 실적에 급급해 중장기적 연구를 소홀히 하는 부작용 발생도 우려된다. 특히 한정된 성과급을 놓고 교수사회가 상호 약탈 경쟁을 벌이는 것은 구성원 간 갈등과 불신 초래는 물론 학문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그간 지속된 성과급제에 대한 소모적 논란을 끝낼 때이다. 정부와 대학, 교육단체가 성과급제의 종합적인 개선책 마련에 중지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늘 보면 일방적인 정책은 한 방에 훅 간다. 급히 먹는 밥은 체 한다.


박병수 U's Line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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