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AESTE인 GATE Korea이 채널

나는 매년 두세 명의 해외 인턴을 활용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신문 독자들에게 인턴 프로그램 활용을 강력히 추천한다.<사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김형중 교수>

IAESTE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유럽 대학생들을 매회 두 달 정도 연구실에서 훈련시키고 있다. 훈련이라기보다 사실 고도의 연구 프로젝트에 활용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들을 통해 서구 대학의 교육수준과 생활태도를 살필 수 있다. 나는 수년 동안 노르웨이·오스트리아·폴란드·스위스 등 여러 나라 대학원생을 활용해 봤다. 그들의 탄탄한 기초실력을 보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들은 어느 대학에서 왔던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다.

몇 년 전 노르웨이 트론하임에서 온 수학 전공 학생이 있었다. 당시 우리 연구실은 오류정정부호를 이용해 정보를 은닉하는 데 필요한 수식을 유도하고 있었다. 그 학생에게 맡겼더니 깔끔하게 끝냈다. 그 결과의 일부가 작년 12월 깐깐하기로 유명한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정보이론 논문지에 게재됐다.

지난 해 스위스 명문 대학인 ETH에서 인턴 한 명이 왔다. 당시 우리 연구실에서는 사진을 얼마나 늘렸는지를 알아내는 포렌식 연구를 하고 있었다. 미국 다트머쓰대학의 하니 파리드 교수가 확대 여부는 알아낸 바 있다. 그러나 그도 얼마나 늘렸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그 인턴과 우리 연구실 석사과정 학생이 두 달간 지지고 볶더니 마침내 비율을 알아내는 방법을 찾았다. 순전히 신호처리 기술로 문제를 풀었다. 조만간 결과를 IEEE 논문지에 투고할 예정이다.

놀라운 것은 이 학생이 스위스 IAESTE에 귀국보고를 하면서 우리 연구실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강력히 추천한 결과 앞으로 매년 ETH나 EPFL같은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3명의 인턴을 보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또 한국에서 파견하는 인턴 세 명을 매년 받아주겠다는 약속도 해왔다. 한국 IAESTE에서 전해들은 내용이다. 지금까지 인턴 사업을 하면서 한국 IAESTE가 들은 최고의 찬사라고 했다. 특히 스위스는 인턴 사업에서 까다롭기로 소문이 났지만 거기서 이런 칭찬을 들어 기쁘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그렇다면 인턴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자. 한국 IAESTE인 GATE Korea를 통해 인턴 계약을 맺으면 된다. 인턴으로 오는 학생이 스스로 항공료를 마련하므로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그들에게 숙식에 필요한 경비를 얼마나 지원할 지 계약하면 된다. 어떤 능력을 지닌 학생을 원하는지 알려주면 그 수준에 맞는 인턴도 구할 수 있다. 참고로 나는 월 100만원을 주기로 계약했다. 성과가 좋으면 계약과 무관하게 보너스로 50만원을 더 줬다. 고려대가 인턴을 위해 월 100만원씩 주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나는 보너스만 주는 셈이다.

학생이 한국에 오면 숙박시설을 안내해주고 일거리를 정해준다. 해외 인턴은 일을 배우러 왔기 때문에 임무를 명확히 해줘야 한다. 일부 교수는 일감을 주지 않아 학생을 당혹하게 만드는 사례가 간혹 있다고 한다. 교수가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임무를 받지 못하면 인턴은 경비지원이 없을까 봐 좌불안석하게 된다.

이들은 두 달간 거의 전적으로 인턴으로서 일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만 본다면 한국 학생이 6개월 일하는 분량의 생산성을 낸다. 한국 학생들은 수업 들으랴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랴, 데이트하랴, 이것저것 하다 보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 그러나 해외 인턴은 객지에 나와 있으니 수업을 듣기를 하나, 프로젝트를 하나, 데이트를 하나, 할 게 없으니 오로지 임무수행에 전력투구할 뿐이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해외 인턴 수만큼 한국 학생도 해당 국가로 나갈 수 있다. 국제화를 위해서도, 한국학생의 인턴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도,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값싸게 활용하기 위해서도 이런 제도는 바람직하다. 우리 학생이 일 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프로그래밍을 오스트리아에서 온 인턴이 2주 만에 마친 일도 있었다. 물론 인턴 나름이겠지만.<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본 원고는 ETNEWS에 게재된 월요논단의 글을 전제했습니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주제라 여겨 독자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되리라 판단됩니다. ETNEWS와 김형중 교수에게 감사 말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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