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현장조사<1>

[U's Line 사회팀]서울대 조교수로 임용된 미국인 교수 P씨는 1년이 지난 최근에야 자신의 급여 내역을 확인하게 됐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최근 U's Line은 서울대 법인화의 현주소를 보기 위해 가장 사소하고 작은 것 즉 법인화 이후에는 학교 내의 중요한 소프트웨어 로직(논리)인 교수들과 행정부서간의 지원을 통해서 그 실태를 알아보았으나 충격 그 자체였다.

그 P 교수는 학교 포털사이트에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한글로 적혀 있어 알아볼 수 가 없었던 것이다. P 교수가 이같이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경우는 다반사다. 학과 회의나 단대 관련 일정들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졸업식도 열린 줄도 몰랐다는 P교수는 "단과대나 학과 공문들은 모두 한글로 돼 있어 알아볼 수 없다"며 "내가 먼저 묻지 않으면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에서 외국인 교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지원 시스템은 소프으웨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법인화의 핵심은 효율성 근간이다. 비싼 교수연봉 주면서 데려왔는데 이에 대한 내용을 행정지원이나 그의 업무적 지원이 부족해 그 P교수가 가지고 있는 농축된 지식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그건 분명 서울대 법인화의 시작이 준비도 없이 서둘러 진행됐다는 단적인 표증이다.

현재 서울대에 따르면 학내 외국인 교수 250여 명의 생활 지원 및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은 단 2명이다. 국제협력본부 내 외국인지원센터 `I-Office` 직원 2~3명이 교수와 학생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행정 지원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영문 홈페이지, 뉴스레터 등 행정 서비스가 늘고 있지만, 입국, 비자, 숙소 문제 등 학사 생활 전반에 대한 지원은 매우 부족하다.

업무도 통ㆍ번역 등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 외국인 교수들이 문의를 해오면 그 내용을 관련 부서에 전달하고, 부서의 답변을 해당 교수에게 다시 번역해 알려주는 식으로 체계가 없다는 것이 P교수의 또다른 불만이다.

또 다른 프랑스 교수 F씨는 "단과대학 행정실에 전담직원이 배치돼 있어야 하는 데 없다. 해결될 문제들을 I-Office에 물어보고 기다리다 결국 포기한다. 대부분의 행벙지원 제원 내용은 학생들과 교수와 진행될 다양한 공지사항이나 제기사항들인데 이런 부분이 원만하지 않다보니 손실이 꽤 크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교수가 전체 인력의 30%에 달하는 한국외대의 경우 과마다 외국인 교수 전담 조교를 배치하고 있다. 고려대는 단과대학 행정실에 영어에 능통한 직원을 1명 이상 두고 국제 교류 및 외국인 교수 행정 지원을 담당하게 하고 있다.

서울대 P교수는 "외국인 교수들이 학교에 기대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급여가 아니라 연구 및 교육 환경"이라며 "외국인 교수들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시스템이 서울대 법인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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