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65명 저명인사들 '영국대학보호협회' 창립

영국에서 대학 상업화 심화에 반기를 들며 ‘영국대학보호협회(CDBU)’라는 기구가 탄생했다.

CDBU 창립 멤버들은 이 기구 창립취지에서 "영국의 최고 유산인 대학 내에 시장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대학의 본래 목적이 크게 왜곡되고 있다"며 "대학 지원은 정치적 간섭이나 경제적 득실에 관계없이 완전한 독립기구가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의 자치적이고 독립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대학지원 정부 관련 기구를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협회 창립 멤버로는 영국의 역사학자 케이스 토머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문학작가 멜빈 브래그 등 영국의 각계 저명인사 65명이 의사를 밝혔으며 학문의 가치를 수호하고 대학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13일 출범한다. 이 단체에는 계관시인 출신 앤드루 모션과 부커상 수상자 A.S 바이어트,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 등도 포함됐다.

이 기구가 출범한 배경은 지난해부터 영국에서는 대학의 독립성 훼손을 놓고 줄 곧 논란이 일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정부 대학 지원 단체 중 한 곳인 예술ㆍ인성연구위원회(AHRC) 소속 학자 10여명은 정부의 간섭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해 줄줄이 사퇴했다. 당시 정부는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의 빅 소사이어티 정책(정부 지출을 줄이고 민간과 지역사회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AHRC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학자들이 크게 반발을 했었다. 영국 언론들도 캐머런 정부에서 대학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과학과 엔지니어링 등 분야의 보조금은 늘리는 반면 예술과 언어 등 인문학에 대한 지원은 줄인 대학 교육정책을 비난했다.

이번에 기구 차립에 함께한 역사학자 토머스는 최근 교육 전문지 기고에서 "대학은 학생들을 교육 소비자로 취급하고, 교수들은 경제적 이득이 나오는 주제들을 연구하는 생산자가 됐다"고 강렬히 비판했다.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역임한 천문학자 리즈도 "자신은 케임브리지대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대학의 도덕성은 크게 무너졌다"며 "휴식 시간에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기 보다는 보조금, 연구평가시스템, 고용보장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또 "이 같은 대학정책이나 분위기는 젊고 유능한 교수들을 과도하게 상업적으로 몰아가면 그들은 뛰어난 역량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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