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4년도 쉬운 수능 예고

현재 고등학교 1학년생이 치르게 될 2014학년에도 쉬운 수능이 될 것이라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예고에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22일 ‘쉬운 수능 출제기조 유지’를 발표하며 “이 방안은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2014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의 후속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교과부 수능 개편방안의 기조는 △과도한 시험준비 부담이 없는 수능 △학교 수업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수능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수능 등의 방침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수능전망의 핵심은 ‘수준별 시험’이다. 정부는 언어,수리, 외국어 영역의 명칭을 각각 국어, 수학, 영어로변경하고 수준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난이도를 구분해 출제하기로 했다. A형은 현행 수능시험보다 출제범위를 줄여 쉽게 출제하고 B형은 현행 수능시험의 난이도 정도로 출제된다.


국어과목의 경우 A형은 Ⅰ과목, 국어 B형은 Ⅱ과목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출제한다. 시험시간은 현행대로 유지하지만 문항 수가 5개 줄어들고 듣기평가 5문항도 지필평가로 대체해 수험생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영어과목은 A형은 실용영어 중심으로, B형은 기존 수능시험의 범위 정도로 출제된다. 영어과목도 문항수가 5개 줄어들지만 실용영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듣기문항 수는 기존 17개에서 22개로 늘려 전체 문항 중 50% 수준까지 확대된다. 대화문 1개에 2개 문제를 출제하는 세트형 문항도 새롭게 도입된다.

수학과목은 현재수준별 시험을 시행하고 있어 명칭만 바뀌어 수학 A형, 수학 B형으로출제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줄여나간다는 구상이지만 일부에서는 수능 변별력이 떨어질 경우 대학들이 대학별고사를 강화하면서 또 다른 입시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때문에 ‘수험생의 학습부담을 덜고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 는 쉬운 수능 출제 의도가 제대로 달성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어듣기평가 비중이 50%로 늘어나게 되면 중∙하위권 학생들의 영어 사교육이 늘 것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대표는 “영어 듣기평가 문항이 늘어나는 데 대해 학교가 충분히 대비시켜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부분이 미흡하면 학부모는 사교육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대표는 “지난해도 수능 영역별 만점자 1%를 맞추는 데 실패했다”며 “A형은 지금보다 더 쉽게 낸다고 하는데, 두 유형의 난이도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도 의문” 이라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은“쉬운 수능 기조를 지지하지만, 문제는 쉬운수능으로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 이라며 “이럴 경우 상위권 대학은 수능보다는 스펙이나 대학별 고사를 더 중요시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교육계 역시 이같은 시행방안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는 부정적인 목소리다. 한국교총은 “개편안이 국어∙영어∙수학으로 명칭을 바꿔 고교교육과정과 직접 연계를 강조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수준별 시험을 도입해도 상위권 학생은 B형을 보려고 해 학습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쉬운형과 어려운형으로 구분해 수준별 시험을 도입하더라도 인문계, 자연계 학생에 따라 선택 조합이 공식처럼 정해져 있는데 이런 식의 수능 개편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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