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40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수립 공청회’
“서울대 퇴행적 조직문화 원인 살펴야 해결책 찾을 수 있어” 지적도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서울대가 시대와 사회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속에 장기발전계획수립에 필요한 다양한 학내 의견수렴하기 위한 ‘2022-2040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수립 공청회’가 지난 12일 비대면 ZOOM으로 진행됐다.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발전위) 노정혜 위원장(생명과학부), 위원회 8개 분과 중 6개 분과의 분과위원장 및 지정토론자 5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가한 공청회에서 노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발전위) 위원장은 “서울대는 △외부의 부정적 인식 △글로벌 대학평가순위 정체 △교육품질과 연구성과 하락 △학령인구 감소 등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직면했다”라며 “서울대가 시대와 사회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대가 직면한 위기원인으로 △관료주의적 운영에 따른 경직적 의사결정 △구성원의 자정능력과 내부 견제장치의 미비 △보직자의 짧은 임기와 직선제적 총장 선출 방식 △법인화 이후 재정자립 악화를 꼽았다. 그는 “이런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서울대가 초일류 지식공동체로 도약할 수 있다”라며 학내 구성원의 반성과 성찰을 촉구했다.
뒤이어 장기비전 달성을 위한 7가지 추진과제가 발표됐다. 첫 추진과제는 ‘전공·학과·단과대 간 장벽 없애기’였다. 노정혜 위원장은 “국가와 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경직된 학제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학운영 시스템의 혁신과 재정확충 △생애 전 주기에 걸친 개방적 교육체계 수립 △국가와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한 도전적 융합연구 △국가와 인류를 위한 사회공헌 확대 △전략적이고 질적인 국제화 △다양성이 존중되는 포용적 무(無)장벽 캠퍼스 구현이 추진과제로 제시됐다.
이후 진행된 지정토론에서 발전위의 문제의식과 추진과제에 대한 지적과 제언이 잇따랐다. 서울대의 거버넌스 구조에 대해 김도순 교수(식물생산과학부)는 “서울대의 퇴행적 조직 문화의 원인을 면밀히 살펴봐야 혁신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라며 “△불명확한 책임소재 △책임자의 전문성 부재 △짧은 보직 기간 △경영 혁신에 대한 노력 부족이 문제”라고 발언했다.
김지은 총학생회장(조선해양공학과·18)은 직선제 총장선출 방식을 폐지하자는 의견에 대해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직선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다”라며 “직선제를 반대하는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역량을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회장은 전공선택 및 변경 자율화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학문에 뜻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하는 한편, “학문의 가치가 학생들의 인기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교직원들은 처우개선 및 인사혁신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김도순 교수는 “원활한 학교운영을 위해 직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장기발전계획은 학생과 교수만을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은숙 서울대학교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도 “공정한 성과평가 시스템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지급한다면 직원들이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원처우와 관련해서 노상호 교수(치의과학과)는 “교원처우가 열악해진 근본원인은 법인화 이후에도 교원 처우개선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서울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하며, 교원 처우개선을 위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 이외의 명확한 실행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비판했다.
구민정 기획과 행정관은 “큰 방향성은 정해졌으므로 보고서의 제안 사항을 따라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사업규모나 범위는 변동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대 발전위는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고등교육 위기, 산업 환경변화 등에 대응하고,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과 발전계획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6월 설립됐다. △비전(총괄) △교육 △연구 △학생지원·복지 △국제화·사회공헌 △멀티캠퍼스 △재정 △대학운영체제의 8개 분과에 걸쳐 △교수 △학생 대표 △대학원생 대표 △직원 대표 △외부 인사 등 84명이 발전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이날 공청회는 △‘2022-2040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최종보고서’ 발표 △지정토론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차후 발전위가 공청회에서 나온 제언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수정해 심의한 뒤, 각 행정부서에서 보고서를 검토하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기사참조 : 대학신문>